1963년,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은 휴대용 비디오카메라를 사용해 최초의 비디오 작품을 제작했다. 이어 1969년 김구림이 16㎜필름으로 엮은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를 내 놓으며 한국 최초 '비디오아트'를 구축했다.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비디오아트'의 과거와 현재를 감상할 수 있는 영상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1978년 활동한 비디오아티스트들의 실험적인 비디오영상부터 떠오르는 신진작가까지 다양하다. <편집자주>

◇봉산문화회관, 8월 10일까지 '비디오아티스트 1978'

'비디오아티스트 1978'이 8월 10일까지 봉산문화회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봉산문화회관 기획시리즈 '기억공작소'의 올해 두번째 전시다.

1978년 당시 김영진, 박현기, 이강소, 최병소 등 미술가들이 사진작가 권중인 소유의 대구 동성로 K스튜디오에 모여서 촬영한 비디오영상 중 3편과 이강소의 작업실에서 촬영했던 비디오영상 1편이 상영 중이다.

4편으로 구성된 비디오아트 영상에는 당시 동시대미술가로서의 실험적인 시도들이 담겨있다.

김영진 작가의 비디오영상 'Drawing'은 100×100㎝ 크기의 투명한 유리 표면에 작가 자신의 몸 일부분을 밀착시키고 유리와 몸이 맞닿는 부분에 생긴 압착 자국의 외곽을 따라 유성펜으로 그리는 드로잉 행위를 촬영한 영상이다. 신체 부위를 대상으로 행위와 흔적과 비디오의 시간성을 결속시킨 작업은 이후 신체 퍼포먼스 작업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박현기 작가의 비디오영상 'Untitled'는 사진인화용 바트에 담긴 물에 반영되는 조명기구의 이미지와 물 표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는 '물'과 '반영'을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비디오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로 작업의 폭을 넓히는 비디오아트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 선각자적인 비디오아티스트로서 자리 잡게 된다.

이강소 작가의 비디오영상 'Painting'은 작가가 투명 유리판을 사이에 두고 카메라의 반대편에 마주서서 유리 표면에 물감을 페인팅하는 행위를 비디오로 촬영한 것이다. 이 영상은 행위 자체의 의미를 중요시하는 그의 회화와 입체, 드로잉에 직접적으로 연관돼있다.

최병소 작가의 비디오영상 'Drawing'은 촬영카메라 혹은 모니터의 반대편을 향해 뒤돌아선 작가 자신이 칠판의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흰색 분필 선을 그어가면서 칠판 표면을 흰색으로 덮어가는 행위를 보여준다. 그리면서 지우기를 반복하는 '행위' 중심의 미술 개념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당시 전시 참여 작가 중 김영진, 이강소, 이현재, 최병소를 인터뷰한 영상, 사진 자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를 통해 소개하는 실험적인 비디오아티스트 4명(김영진, 박현기, 이강소, 최병소)은 1978년 9월 제4회 대구현대미술제(Contemporary Art Festival DAEGU) 리플릿에 표기된 3부 '비디오&필름'전의 출품 미술가 9인 중 4인이며, 1974년부터 1979년까지 대구현대미술제에 5회 모두 참여했던 미술가 8인에도 속하는 미술가들이다. 그 당시 미술계의 대형 사건이라 할 수 있는 집단적인 미술 실험의 주요 구성원이었던 것. 이들이 도전했던 비디오아트는 당시 미술가들의 실험적인 '태도'를 상징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이 외에도 1978년 비디오아트를 소개하는 워크숍이 다음달 12일 오후3시 봉산문화회관 2층 4전시실에서 마련된다. 1978년 당시 전시된 비디오아트에 대한 프리젠테이션과 작가의 설명 및 관객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대구미술관, 9월 3일까지 안유진 작가전

안유진 작가의 'Me, You and the Others'展이 9월 3일까지 대구미술관 4·5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대구미술관이 역량 있는 젊은 미술 인재를 발굴·양성하기 위해 마련한 'Y ARTIST 프로젝트' 다섯 번째 자리다.

1985년 대구 출생인 안 작가는 2009년 갤러리 분도 청년작가 발굴 프로젝트 '카코포니'전에 참가한 이후, 2010년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청년미술 프로젝트, 아트스페이스 펄의 신진작가육성 프로젝트 등에 잇따라 초대된 '주목받는 신예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We_2010', 'Attack of hands_2010', 'Entrance_2014', 'The Mannheim University Project 3/7th_2014', 'What's the question?_2014' 등 최근 독일에서 거주하며 만들어낸 신작을 포함해 총 5점의 영상작업을 선보였다.

'사람들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두고 진행한 작업이다. 퍼포먼스와 미디어가 결합된 작품은 작가가 직접 퍼포먼스에 참가해 몸으로 작업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결과'보다 '과정'에 주목한다.

안 작가는 "관계 속에서 충돌하고 갈등하는 개인은 끊임없이 소통과 균형을 모색한다. 학습과 경험을 통해 관계의 여러 가능성과 방법을 예측할 수 있지만, 과정과 결과는 불확실하다. 나는 이것을 시각화하고자 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계속하고 있고, 이번 전시 또한 동일한 맥락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미술관은 이번 전시와 연계한 '어린이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대구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신청가능), 전시설명을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을 1일 2차례(2시, 4시)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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