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소통·화합으로 행복한 명품도시 건설 위한 선거 공약 책임 실천 기대

이재원 시민정치연구소 소장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도 벌써 20년째가 되었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이제 어엿한 청년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특히 우리지역에서의 지방자치는 무늬만 그렇지 속까지는 아니다. 특정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지역정서는 여전히 건재했고 투표율로 나타나는 시민들의 정치적 무관심 역시 그대로였다.

사실 우리지역에서 이번 만큼 혼탁했던 선거판이 또 있었을까? 현직시장의 불출마로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가 한껏 고조된 가운데 시작된 선거판이 유력정당의 느닷없는 여성우선전략공천지역 선정으로 요동치더니 급기야는 불법선거운동으로 두 명의 예비후보가 기소되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말이다.

하지만 선거과정이야 어찌됐든 또 다시 시민들은 향후 4년 간 우리지역을 대표할 새로운 시장을 선출했다.

다음 달이면 민선6기 새로운 시장체제가 출범한다.

이제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잘 할 수 있도록 박수칠 일엔 박수치고 다그칠 땐 다그쳐야 할 일만 남은 셈이다. 시민이 지방자치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당선인 역시 당선 직후 내건 거리 현수막에서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지난 시절 우리지역은 일방적인 불통시정으로 주민과의 갈등을 적잖이 경험해 온 터라 시민들은 지역민과의 소통이 이번 만큼은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덕동 승마장 건설, 효자빗물펌프장 건설 그리고 포항음폐수처리시설 등은 그 동안 막무가내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선인은 선거과정 내내 '감동정책투어'를 통해 주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소통을 강조하는 당선인의 진정성을 믿기에 앞으로 정책수립과정에서 주민의사가 도외시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 '안전'이 우리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의 요직 출신인 당선인에게 거는 시민들의 기대가 그래서 각별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각종 사고로부터 안전도 중요하지만 주민의 경제적인 안전 역시 중요하다. '안전'과 더불어 '복지' 또한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다. 당선인은 다음 달 있을 공식취임에 앞서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시민 모두가 행복한 글로벌 명품도시'를 강조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이 없을 때 비로소 시민 모두가 행복한 명품도시가 될 수 있음을 꼭 잊지 말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이 당선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선거과정에서 발표한 각종 공약사항들이 최대한 지켜지도록 노력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해서 현실적인 제약으로 수정이 불가피한 공약이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지키겠다는 의지만큼은 버리지 말 것을 기대한다. 최소한 역대 대통령 그 누구처럼 선거 때 무슨 말을 못하느냐와 같은 무책임한 말만큼은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당선인의 시장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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