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박하고 변론에 뛰어나 유비에게 등용된 진복(?~266)에게 어떤사람이 물었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문학적 재능을 발휘해 세상에 전하려합니까?" 진복이 대답했다. "저의 문장은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 나타낼 수 없고, 저의 말은 제 뜻을 모두 드러낼 수 없는데 제 문장이 어찌 아름답고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진복은 굴원과 어부의 대화를 빌어 자신의 뜻을 전한다. 굴원이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을 털고, 목욕을 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턴다오. 이처럼 사람이라면 그 누가 자신의 깨끗한 몸에 더러운 때를 묻히려하겠소." 어부는 빙긋이 웃으며 "창랑(滄浪)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고 했다. 유명한 창랑지수(滄浪之水) 고사를 들어 진복은 세상에 이름을 드러내 칭찬을 듣기 위해 문학적 재능을 세상에 전하려 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진복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 글을 쓰지 않았다고 했지만 결국은 문학적 변론을 잘해서 세상에 등용됐다. 진복은 또 이렇게 말했다. "무릇 호랑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름다운 무늬가 있고 봉황은 태어나면서부터 다섯 가지 색채가 있는 것이지 설마 그들이 무늬와 다섯 가지 색깔을 스스로 그렸겠습니까? 선천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입니다."라며 그가 문장을 쓰는 것은 본성이자 자연스런 감정의 발로라고 했다.

진복의 말처럼 문장과 발언은 자기 감정의 자연스런 드러냄이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를 놓고 정쟁이 가열되고 있다. 문 후보자는 각종 글과 강연을 통해 '조선 민족의 상징은 게으름', '조선이 500년을 허송세월 보냈으니 일제 식민 지배를 통한 하느님의 시련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조선시대를 미개한 것으로 파악하는 전형적인 일제의 식민사관이다. 일제의 식민사관이 한국침략과 지배를 정당화하는 역사관인데 총리 후보자가 이 사관에 동조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측 주장과 유사한 입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 후보자의 편협한 역사관과 반민족적 문장, 발언은 본성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퇴근길에 문 후보자가 안중근 의사와 안창호 선생을 존경한다고 했지만 본성은 지울 수 없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