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수비수 → 수비형 멀티플레이어 보직 변경, 이명주 빠진 후반기 '플랜 B' 전략 핵심 급부상

포항스틸러스 배슬기 선수.

올시즌 ACL에서 큰 활약을 보여줬던 포항스틸러스 중앙수비수 배슬기가 후반기부터 수비형 멀티플레이어로 거듭난다.

올해 29살인 배슬기는 광양제철고와 건국대를 졸업한 뒤 코레일과 경찰청을 거쳐 지난 2012년 포항에 입단했지만 김원일-김광석이 지키는 포항 중앙수비수 자리에는 틈이 없었다.

이로 인해 줄곧 리저버로 맴돌던 배슬기가 올시즌 개막과 함께 기회를 잡았다.

포항은 시즌 초반 팀의 중원을 지키던 황지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중앙수비라인까지 영향을 받아 안정감이 떨어져 실점이 급상승했다.

황선홍감독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시즌 초반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김원일 대신 배슬기를 투입하기 시작했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모습들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출장기회가 많아진 배슬기는 후반기 개막을 앞두고 또다른 도전이 불가피해 졌다.

올시즌 돌풍의 주역이었던 이명주의 갑작스런 이적으로 시즌초반 중원을 지키던 손준호와 김재성 등이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대체할 중원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황선홍감독은 그 대안으로 배슬기를 지목했다.

이에 따라 배슬기는 지난 11일부터 열흘동안 진행된 가평전지훈련에서 배슬기를 중앙수비수 외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려 수비형 멀티플레이어로서의 가능성을 엿봤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183㎝ 79㎏의 탄탄한 체격을 자랑하는 배슬기는 이번 전지훈련에서 가진 4차례 연습경기중 2경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안정적인 공수전환능력을 선보이며 팀승리에 기여했다.

포항으로서는 배슬기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잘 소화해 낼 경우 좀더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어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배슬기 역시 단단한 각오를 밝히고 있어 후반기 또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기대가 되고 있다.

배슬기는 "포지션 경쟁이 팀의 발전에 있어서도 좋은 영향이 많다. 최선 다하는 모습을 통해 후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겠다. 또한 어떤 위치에서든지 팀의 수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로 기여하겠다"거 의지를 다졌다.

한편 배슬기는 수비수이면서도 지난 5월 3일 성남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17분 이명주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동점골을 터뜨려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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