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퇴임 단체장에 듣는다…세계육상대회·세계에너지총회 등 유치 보람 느껴

오는 30일 퇴임하는 김범일 대구시장이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오는 30일이면 대구시장에서 물러나는 김범일 대구시장. 퇴임을 앞두고 만난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인터뷰 대부분을 차분하게, 그러나 때때로 열정적인 목소리로 이어갔다.

퇴임후 생활에 대한 질문에 "시장을 마치고 대구에 사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면서 목소리에 힘을 주면서 "대구가 정말 살기 좋은 곳 "이라고 네번이나 강조했다. 시장을 다시 한다면 꼭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신천을 멱을 감을 수 있는 아름다운 강으로, 대구시내 시멘트로 덮어진 복개된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면서 못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영진 차기 대구시장에 대해서는 "패기있는 젊은 시장으로서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열정을 보태서 대구가 정말 자존심을 찾을 수 있도록 부탁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100% 자연인으로 돌아가 대구발전에 필요한 일이 있다면 기꺼이 봉사하는 자세로 살아가겠다고 했다.

김 시장은 "어려웠던 대구를 그래도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그런 발판을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아주 보람 느끼고 영광"이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아직 큰일을 많이 남겨두고 미결로 남겨두고 시민들 기대에 크게 부흥하지 못한 점도 많은 것 같아 아쉽고 안타깝다"며 42년 공직 생활의 소회를 마무리했다.

-정무부시장을 포함 대구시청을 10년 동안 이끌어 왔다.이제 퇴임을 얼마남지 않았다. 소회는?

"지난 10년 가까이 시장, 부시장 하면서 대가없이 마무리 할 수 있도록 그동안 성원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42년 공직생활을 대가없이 대구시장으로 마감한다는 것은 큰 은혜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대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나름대로 미미하더라도 제 몫을 하도록 하겠다. 그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동안 정말 수많은 일을 해 냈다. 그런데 시민들의 평가는 약간 엇갈리는 것 같다. 스스로 평가를 한다면.

"그동안 공직생활에서 배우고 익힌 능력도 있지만 특히 덕목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진정성을 가지고 임했다. 특히 전시행정, 성심행정, 인기행정 이거 안했다. 그 점은 제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끼고 보람을 느낀다. 그런데 인기없는 게 진정성이다. 시민들이 이만큼 지지해 준 것만 해도 고맙다."

-재임중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그리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2006년 3월 모 중앙 월간지가 대구 특집을 했다. 제목이 절망의 도시 대구였다. 2006년을 되돌아보면 정말 대구가 어려웠을 때이다. 섬유 산업이 부진의 늪으로 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땅 없고 산업단지 없고 국책사업 없고 빚은 전국에서 제일 많고 시민 사기는 지하철 사고로 땅에 떨어져 있고 가장 어려울 때였다. 그래도 초지일관 한 것은 대구의 체력을 키워야 된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고 인프라를 깔아야지, 눈앞에 보이는 거 해가지곤 절대로 안 된다 였다. 한마디로 한다면 대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체력증감과 인프라 구축이었다. 중요하게 한 것이 우선 재정 건전성 회복 안하곤 안 된다 였다.

그 이후 제1의 부채도시 대구를 상당히 회복했다. 빚을 많이 줄였다. 부채 감축을 통해 재정의 건전성도 많이 회복했다.

당시 700만평에 불과했던 산업단지 조성이 지금 1400만평로 2배 이상 커졌다. 국책사업유치 국가산단 첨복 등등 이런 일을 저 나름대로 초지일관했다. 아쉬운건 신공항 K2이전 이런 일들이 미결상태로 떠난 것이 아쉽다."

-제일 힘들었을 때는? 보람된 일은 무엇이었나?

"대구의 여건이 너무 어렵다. 자각을 해야 된다. 비수도권에다 내륙도시, 산업구조, 정치적인면 등 모든 면이 정말 어렵게 되어 있다. 그래서 일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그 다음에는 물론 시민들이 힘도 많이 실어줬지만 저놈 나쁜짓 안하고 열심히 한다 싶으면 힘을 모아줘야한다. 시민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진 못하지만 그래도 대구가 이제 절망에서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상황까지 오진 않았나 생각한다. 특히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에너지총회 국제 행사로 시민들도 자부심을 느꼈지만 대구란 이름을 세계에 알리게 되었다. 지금까지 외국나가면 대구를 몰라요 모르는데 누가 투자를 하고 누가 관광을 옵니까 그런 의미에서 굵직굵직한 국제행사를 통해서 대구의 위상을 높이고 전세계에 대구도시 브랜드 네임을 알린것에선 크게 보람을 느낀다."

-부산시장 당선자는 시장직을 걸고 신공항을 유치하겠다며 벼랑끝 전술로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은 어떻게 해야 하나?

"대구경북의 정치권을 비롯해서 모든 분야가 합심을 해야 할 본격적인 단계에 왔다. 수요 조사 타당성 등 단계에서 노력을 해야 되고 시에서는 그동안 국내외 전문가 용력을 통해서 '경제성 논리'로 얘기해야 된다. 국책사업이다 경제성, 입지우수성이라든지 이런것을 정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용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적인 전문가가 봐도 우수하다는 것을 관찰 시켜야 한다. 거기에 정치적인 노력이 플러스 되어야 한다.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할 수 있다."

-퇴임후 대구에서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무슨 일을 하고 싶나?

"우선 시장을 마치고 대구에 사는 것은 당연하고 도리다. 그런데 대구가 정말 살기 좋은 도시다. 우리 대구시민들이 너무 모른다. 물가, 교통, 문화, 교육 등 서울에 밑지나 부산에 떨어지지도 않는다. 경제가 조금 어려운 게 문제지, 대구가 살기 좋은 도시다. 경제를 일으키고 좋은 일자리 만들면, 우리 애들뿐만 아니라 외지에서도 유능한 사람도 대구에 몰려올 수 있게 할 수 있다. 대구가 떨어지는 게 있는가? 시민과 언론들이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말 살기좋은 도시다. 대구가."

-민선6기 대구시장에 권영진 당선자가 됐다. 선배 시장으로서 후배 시장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우선 젊고 패기있고 열정을 갖춘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잘 하리라 확신한다. 기본적인 지향성은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패기있는 젊은 시장으로서의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열정을 갖춘 사업을 보태서 대구가 정말 자존심을 찾을 수 있도록 부탁을 드린다. 대구의 기초 체력을 대폭 증가하고 이제는 결실을 하나씩 둘씩 거두어서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할 때이다. 제가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고 후임시장이 필요해서 요청한다면 요청한 사항에 대해선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리도록 하겠다."

-시민들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시민 여러분들 감사드린다. 대구 정말 살기 좋은 곳이다. 바닥을 치고 일어나고 있다.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자부심을 가지고 좀 생활에 임해주시길 부탁 드린다. 그러나 자부심을 가진다고 해서 우리 대구의 어려움과 약점을 몰라서는 안된다. 굉장히 어렵다 아직은. 다른 도시보다 더 단합하고 화합하고 역량을 결집해야 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후임시장 열심히 하면 120% 도와달라. 시장자리 정말 외롭고 어렵고 힘든 자리다. 공직자들, 참 감사 드린다. 많이 변했다 중앙이나 시민들 기업하시는 분들한테 대구시 공직자들 요즘 많이 변하고 열심히 한다는 말 많이 들었다. 제가 일로 많이 몰아쳤는데 제가 볼 땐 기대이상 성과를 내줘 감사 드린다. 지금 격동기다. 새 시장 오고 변화를 일으킬 시기다 두려워하지 말고 피하고 두려워하지 말고 새 시장과 호흡을 맞춰서 이제는 완성 단계, 결실의 단계에 들어가는 거니깐 더 보람있고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시장 그런 공직자로 노력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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