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단체장에게 듣는다- 중앙상가 실개천 조성 국내외 경관대상 수상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은 이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년간 고속성장을 이끌어왔던 박승호 전 시장이 물러나고, 차분하게 내실을 다지겠다는 이강덕 신임시장의 리더십이 시작을 알리고 있다. 지난 8년간 포항시정을 이끌어왔던 박승호 전 시장의 공과 실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포항호'가 나가야될 방향을 점검해봤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행복도시 포항의 53만 시민 모두는 행복할 권리를 가지고 있고, 반드시 행복해야만 하는 위대한 시민이다. 동빈내항의 열린 물길을 따라 53만 시민과 함께 다시 힘차게 뛰는 포항시가 되겠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 평소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박승호 전 시장의 '현장'챙기기 행보는 유별났다.

2006년 첫 시장에 취임한 박 전 시장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건설노조의 파업과 한국은행 포항본부의 폐쇄와 같이 오랫동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던 일들이었다. 하지만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박 전 시장은 정공법을 통해 일을 원만하게 매듭지으면서 강력한 추진력을 보이며 시장 행보를 시작했다.

대구·경북지역의 유일한 수출·입항으로 환동해권의 경제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영일만항이 문을 열었고, 자동차와 사람으로 뒤엉켰던 중앙상가에는 실개천이 흐르고 국내는 물론 해외로부터 수많은 경관대상을 받으며 전국적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테라노바 프로젝트'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만들었고, 철강산업 위주로 개발된 도시의 이미지를 개선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도시마케팅 분야에서도 많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영일대해수욕장 정비와 전국 최초의 해상누각인 영일대 건립을 통한 관광객 유치는 대표적인 도시마케팅의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야구장과 다목적체육관인 '만인당'의 건설을 통해 53만 시민을 위한 생활체육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성과를 냈다.

폐철도부지를 활용한 도시숲 조성과 함께 죽도시장 노점상 철거와 정비, 동빈내항 어구 정비와 같은 수십 년간 이어져왔던 민원과 숙원사업들을 해결하면서 박승호 전 시장은 '민원해결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여기에 40여년간 막혔던 물길을 이은 포항운하 건설은 국내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환경복원과 도심재생의 대역사로 포항의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로 시도한 '감사운동'은 이제 포항만의 운동이 아니라 수도 서울의 학생교육 현장에 직접 접목돼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밖에도 미래의 포항을 짊어지고 갈 인재들을 위해 300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조성했고, 복합문화공간인 뱃머리마을 건립과 마을마다 작은도서관을 마련해 여성친화도시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기도 했다.

600만평이 넘는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과 4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통해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데도 힘을 쏟았다.

이처럼 박승호 전 시장이 지난 8년간 포항시의 발전을 위해 쏟은 열정과 그 결과는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다. 하지만 그가 이뤄낸 탁월한 공과의 이면에는 안타까움 또한 적지 않다.

특유의 강력한 추진력은 소통 부재의 '불통'으로 불리며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리더십으로 폄하되기도 했다.

임기 내내 이어져온 소통의 부재에 대한 논란은 지역 국회의원과의 불화설로 이어지며 시장 3선의 발목을 잡았다는 이야기는 지역 정가에 파다한 정설이 될 정도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테크노파크2단지를 비롯해 음폐수처리시설과 양덕승마장 문제 등은 박승호 전 시장의 수많은 공적을 잊게 할 정도라는 평가다. 앞으로도 포항의 시정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제 7월이면 민선6기가 시작된다.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은 새로운 지도자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출발점에 선 포항과 '포항호'의 새 선장이 된 이강덕 신임 포항시장은 지난 8년간을 곱씹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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