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목표 설정보다 실천이 더 중요, 지역 위해 의무·헌신으로 무장해야, 단체장이 잘해야 지방자치도 발전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이영우 경북도교육감과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그리고 이강덕 포항시장 등 도내 23개 시·군의 시장·군수 등 민선 6기 당선자들이 어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대구시 '민선 6기 시정 혁신을 위한 정책제안서'는 창조경제 문화융성 안전복지 녹색환경 소통협치를 5대 목표로 설정했다. 빠른 시일내에 추진해야 할 10대 과제로 현장소통 시장실 운영, 3·3·5·5 일자리정책 및 창조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추진체계 마련, 재난안전관리 시스템 전면 개편 등을 제안했다. '오로지 시민행복, 반드시 창조대구'를 구호로 한 권 시장은 민선 6기 시정을 이끄는 동안 공직자들에게 권한과 책임에 따른 상벌을 분명히 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유일의 3선에 성공한 김 도지사는 민선 6기의 슬로건을 '더 큰 경북의 꿈 완성을 위한 새출발'로 내걸었다. 올해가 고려시대에 명명된 지명 경상도가 700년 되는 해이다. 올해는 뭐니 뭐니해도 신도청 시대를 맞아 도청의 순조로운 이전이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도지사는 중앙정부의 진정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 새로운 틀을 주장하고, 중앙정부와의 끊임없는 교감과 여야 정치권과의 협력으로 밑으로부터의 지방자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야심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지방자치는 시·도지사에 가려있지만 도내 23개 시·군의 시장·군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시·군들이 천편일률적으로 형식적인 '행복' '창조' 등의 용어를 내걸었다. 이들 시장·군수들의 행정목표가 이상하리만큼 비슷한 용어를 쓰고 있다. 눈에 띄는 목표를 제시하고 실천하고 단체장이 추진하고 싶은 것을 알기 쉽도록 한 곳도 있다. 재선에 성공한 고윤환 문경시장은 "신 도청시대의 경제 자립형 배후도시를 조성, 인구 10만의 모범도시 문경을 만들겠다"는 실사구시적인 명확한 목표를 내걸었다. 3선에 성공한 한동수 청송군수는 "새 도청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행정으로 농업과 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청송을 발전시키겠다"는 전형적인 농촌군의 비전을 제시하고 농업인 소득을 2018년까지 8천억 원으로 배가시키겠다는 세부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크고 장기적인 군정도 제시됐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동남권 산업의 중추, 신농업경제, 힐링청도 등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5대 방침으로 '역동적인 민생청도'라는 철학이 선명한 군정 목표를 내세웠다. 청도의 새로운 상징으로 '아름다운 생명고을'을 내걸었다. 광주의 빛고을에서 말하는 빛뿐만 아니라 물과 흙까지 포함한 '생명고을' 개념을 제창한 것이다. 다른 시·군에서도 본받을만한 지방시대의 앞서가는 비전이다.

시·도지사와 시장·군수들의 목표가 무엇이냐 보다는 문제는 실천이다. 실천하지 못하면 빛 좋은 개살구요 그림속의 떡에 불과하다.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관건이다. 단체장이 잘하고 성공해야 지방자치가 발전한다. 단체장들이 철밥통을 끌어안고 나태와 무사안일에 빠진 공무원 속에서 같이 유유자적하거나 도로공사 토목행정에 편식행정하는 공무원의 결재도장이나 찍기 바쁜 단체장으로 전락한다면 지방자치는 지역민의 삶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잔치행정으로 전락하고 만다. 단체장은 지역사회를 위하거나 주민을 위해 밤낮으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공공성을 발휘해야 하는 의무와 헌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지방의회도 일당이 과반수를 넘어 견제와 균형원리가 작동되지 않을 개연성이 충분한 만큼 시민사회의 견제와 감시감독 정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민선 6기 단체장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지방자치시대를 운항하는 훌륭한 선장들이 되는 것이 생활정치라는 지방자치의 취지에 부응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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