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6월30일 '인간상어' 뉴스로 지구촌이 경악했다. 스포츠경기서 가장 비겁하고 사이코같은 사건이 신문과 TV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핵주먹 타이슨이 홀리필드와의 WBA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수세에 몰리자 홀리필드의 귀를 두 차례나 물어뜯어 '인간상어'의 잔인성을 연출했다. 타이슨은 3라운드에서 마우스피스없이 경기를 하려고 했지만 주심의 착용명령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타이슨은 경기중 재빨리 마우스피스를 뱉어버리고 홀리필드의 오른쪽 귀를 덥썩 물어 귀가 잘려나갔다. 그래도 경기가 계속되자 이번엔홀리필드의 왼쪽 귀를 물어버렸던 것이다. 경기 결과는 11회에 타이슨이 완전히 녹다운 돼 홀리필드가 KO승을 거뒀지만 병원으로 실려가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타이슨은 1986년 21세 나이로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에 오를 만큼 권투 하나만은 추종을 불허할만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성품은 최하위급이었다. 주먹 하나로 벌어들인 엄청난 재산을 문란한 사생활로 탕진한 타이슨은 인간성까지 상실한 야수로 변했다. 챔피언 타이틀을 잃은 후 타이슨 인생행로는 규칙 위반으로 점철됐다. 음주운전, 도로 폭주, 마약 복용, 폭력과 성폭행 등으로 3년 동안 감옥신세를 져야 했다. 타이슨의 부(富)와 명성은 '핵이빨'소동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렸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인간상어', '핵이빨' 소동으로 세계가 경악했다. 이탈리아와 우루과이 경기에서 0대0으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33분, 갑자기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스가 이탈리아 수비수의 왼쪽 어깨를 깨물어버린 것이다. 심판은 이 기괴한 장면을 놓쳤지만 중계 카메라에 잡혀 TV를 통해 온 세상 사람들이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기가 막힌 것은 '인간상어'의 리액션이었다. 상대를 물어뜯어놓고서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입을 손으로 감싸 쥐고 뒹굴었다. 그리고 "경기중에 흔히 있는 일"이라며 능청을 떨었다. 물어뜯기 상습범인 수아레스는 FIFA에 의해 'A매치 9경기 출전 정지에 4개월간 모든 축구활동 금지'의 철퇴를 맞았다.

국정을 마비시키고 인격살인으로 생사람 잡아 남 씹기에 극성인 정치권 '인간상어'들도 철퇴를 내려야 할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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