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실패한 亞 축구와 대조, 잘 나가는 포항의 비결 눈길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탈락으로 국민적 실망감이 커진 가운데 포항스틸러스 황선홍표 축구가 다시한번 부각되고 있다.

올시즌 포항이 펼치는 축구가 전방에서부터의 강력한 압박과 짧은 패스를 이용한 빠른 공격전환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나타난 세계 축구의 새로운 트렌드와 맥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의 트렌드는 전·후방이 따로 없는 적극적인 방어와 빠른 패스를 이용해 상대 뒷공간을 침투하는 전술적 변화로 집약된다.

이중 세계 축구흐름의 변화를 보여준 가장 확실한 경기는 브라질-칠레간 16강 경기였다.

이날 브라질 최고의 공격수이자 차세대 세계를 이끌 공격수로 주목받았던 네이마르의 역할은 크게 줄어든 반면 개인기량을 앞세운 남미축구의 대명사인 브라질마저도 조직력으로 칠레를 맞았다.

칠레 역시 상대적으로 열세인 체격조건을 전방에서부터의 강력한 압박과 빠르고 세밀한 패스를 앞세워 브라질의 공세에 맞받아쳤다.

이날 브라질은 모두 574번의 패스를, 칠레는 593번의 패스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나 전체 경기결과만큼이나 팽팽하게 맞섰다.

무엇보다 브라질과 칠레 역시 숏패스와 미들패스의 비중이 80%를 넘길 만큼 패스를 앞세운 축구를 선보였다.

이같은 변화의 원인은 공격수들까지 적극적인 수비요원으로 활용하는 한편 강력한 중원, 좌우 윙백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정리된다.

이러한 전술적 변화와 더욱 가볍고 빨라진 공인구 브라주카의 영향으로 득점력이 높아지면서 축구팬들을 열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아시아팀들은 결국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일찌감치 보따리를 쌌다.

반면 포항은 올시즌 강력한 공격수가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K리그 12경기서 26골을 뽑아내는 가공할 공격력을 앞세워 선두를 내달려 왔다.

그 이면에는 지난 2011년 포항에 부임하자말자 '공격자원들의 적극적인 수비전환'을 외쳐온 황선홍감독이 새로운 축구흐름을 흡수시켜온 덕분이다.

올시즌 포항축구를 보면 상대진영 가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적극적인 밀착마크는 물론 선수들의 볼터치를 최소화시키는 극단적인 패스축구로 집약된다.

황감독은 경기에서 볼을 끄는 선수나 볼이 없는 상황에서 빠르게 움직여주지 않는 선수, 상대공격수에 대한 적극적인 밀착마크를 하지 않는 선수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대신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침투와 킬패스로 이어지는 완벽한 콤비네이션으로 상대수비진을 허물어 버렸다.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강호들이 보여주고 있는 전형적인 전술이다.

기록면에서도 포항은 득점과 도움, 공격포인트 등 3개 부문이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은 물론 각 부문별 10위안에 3명씩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여기에 공격수 및 미드필더 전원과 수비수까지 득점을 기록하는 등 포항에서 골을 넣을 수 없는 선수는 골키퍼 뿐이라는 다양한 공격루트를 갖췄다.

결국 월드컵 홍명보호나 K리그팀들이 과거의 전술에 연연할 때 황선홍감독은 세계적인 축구흐름을 흡수해 포항화시킴으로써 K리그 선두와 ACL 8강진출, FA컵 16강 진출 등 트레블을 향한 행보를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