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에서 11번째 이동식 목욕 차량 기증

효녀 가수로 불리는 현숙(사진)이 2일 전남 고흥을 찾아 이동식 목욕 차량을 기증했다.

현숙 측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매년 4천만 원가량의 목욕 차량을 전국의 여러 지역을 돌며 기증해 온 그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고흥군에서 11번째 차량을 전달했다.

고흥군에는 노인 인구가 많고 한센인들이 사는 소록도가 있어 목욕 차량은 지역 곳곳을 다니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날 현숙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이 지역 독거 노인을 위한 목욕 봉사에도 나선다.

현숙은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한 요양병원 화재로 어르신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 내 어머니, 아버지를 잃은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며 "오늘 목욕시켜 드릴 분도 장애를 안고 홀로 사시는 70대 어르신인데 엄마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된 어르신들은 한 달에 한번 목욕하기도 힘들다"며 "목욕을 하시고서 면 내복을 입혀 드리면 아이처럼 웃으신다. 그 모습을 뵐 때면 내 마음이 너무 행복하다. 한동안 세월호 참사에 요양병원 화재로 기분이 우울하고 힘들었는데 오늘만은 마음이 즐거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숙은 2년 전 한 행사에 참여하며 고흥을 찾았고 이후 이 지역 노인정에 매년 100만 원씩 지원하는 등 인연을 맺어왔다.

현숙이 전국 각지에 목욕 차량을 기증한 것도 올해로 만 10년이 됐다.

지난 2004년 고향인 전북 김제를 시작으로 울릉도, 경남 하동, 충남 청양, 강원도 정선, 경북 칠곡, 전남 장흥, 제주도, 충북 영동, 연평도에 이동식 목욕 차량을 기증하고 목욕 봉사에 참여했다.

그는 "내가 몇 살까지 노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면 단위까지 가급적 많은 지역에 목욕 차량을 전달하는 게 소망"이라며 "내가 이 일을 아직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곡 '당신 만나길 잘했어'로 활동 중인 현숙은 이날 고흥에서 녹화되는 KBS 전국노래자랑 무대에도 오른다. 이 노래는 '사랑해 고마워 두 마디면 내 삶은 천국 같죠, 인생의 절반을 채워 주는 당신 만나기를 잘했어'란 가사가 담긴 경쾌하고 밝은 노래다.

현숙은 "사람들로부터 '현숙이 만나길 잘했어'란 소리를 듣고 싶다"며 "내가 가진 걸 계속 나누며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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