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석 국회의원, '대통령 권력' 한국어판 출간, 트루먼에서 레이건까지 다양한 사례 분석·비판, 정부 조직 꾸리는 한국 대통령 연구 물꼬 마련

대통령의 권력 - 리더십의 정치학무선 / 리처드 E. 뉴스타트 지음| 이병석 옮김

'권력은 설득력에서 나온다!(Presidential Power is the Power to Persuade!)'

새누리당 이병석(포항북) 국회의원은 대통령학의 세계적 고전인 '대통령의 권력' 한국어판을 출간했다.

지난 1960년에 처음 출간된 '대통령의 권력'은 현대 민주정치의 수장인 대통령과 권력에 관한 한 '마키아벨리가 집필한 '군주론'의 현대적 버전(뉴욕타임스)'이라는 평가와 함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 책은 트루먼에서 레이건까지 40년에 걸친 세월을 다루며, '권력을 얻는 방법과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 및 권력을 잃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그러한 방법을 실제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헌법이나 성문법, 관례로 대통령에게 부여된 정식 권력과 명확히 구분되는 정부 활동에 대한 개인의 실질적 영향력으로서의 권력을 다루고 있다.

권력에 대한 이론과 실제에 있어 이처럼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접근이 가능했던 것은 오랜 세월 정계와 학계의 신뢰를 받으며 정파를 넘나드는 대통령의 조언자이면서도 엄정한 학자로 남은 저자 리처드 E. 뉴스타트의 독특한 이력에 기인한다.

이 책은 정통 사회과학 저술이자 연구서지만 트루먼의 한국전쟁, 케네디의 쿠바 위기, 존슨의 베트남전쟁, 레이건의 이란-콘트라 사건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권력이 공식·비공식적으로 행사되는 다양한 사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지며 마치 저널처럼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그런데 개인의 실질적인 영향력 발휘에 있어 저자가 최우선적으로 제시하는 조건은 권위나 조직력 같은 좀 더 권력과 어울릴 법한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설득력'이다. 방대하다 못해 산만하게까지 보이는 정부 조직을 꾸리는 일은 끝없는 설득과 타협의 과정이다. 트루먼은 장군 출신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선 아이젠하워를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이젠하워는 이 자리에 앉을 거야. 그리고 이렇게 말하겠지. '이걸 해라! 저걸 해라!'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대통령 자리는 군사령관하고는 전혀 달라. 아이크는 곧 이 자리가 심한 좌절감을 가져다준다는 걸 알게 되겠지."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는 자조 섞인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집무실에 앉아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 대통령은 고작 그 정도에 불과하다."

힘과 권위를 가진 대통령이 원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이행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익이 되기 때문에 성사돼야 한다. 쌍방향인 관점을 모을 때 관계가 된다. 그의 정책이 상대방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상대방뿐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이해시켜야 한다. 이런 설득력을 갖기 위해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전망 속에서 대통령은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자가 돼야 하고, 대통령의 직업적인 평판과 대중적 신망이 어우러지면서 나아가야 한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라는 정치 제도와 이에 따른 절차를 걸쳐 선출된 대통령에 의해 통치된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든 이의 관심사이며 이 나라의 운명은 대통령과 함께 온갖 시련과 성장을 동반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통령의 영향력이 클수록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더욱 제한적이었고, 한국은 학자들과 전문연구기관의 다방면에 걸친 활발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개개인을 넘어 대통령에 대한 객관적이고 학문적인 연구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학 박사이자 국회부의장을 지낸 현역 정치인에 의해 옮겨진 만큼 이 책은 50년 이상 세월과 미국-한국이라는 공간을 넘어 한층 더 생명력을 더한다.

출판사 관계자는 "이 책의 정식 한국어판 출간은 이 땅에 본격적인 대통령 연구의 물고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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