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몰아친 콜롬비아의 돌풍이 '홈팀' 브라질에 막혀 소멸하면서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의 시원한 득점 행진도 막을 내리고 말았다.

콜롬비아는 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브라질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이어진 연승 행진은 4경기에서 멈췄지만 콜롬비아는 8강에 진출, 역대 월드컵 통산 최고 성적의 기쁨으로 4강 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날 패배가 누구보다 안타까운 것은 콜롬비아 최고의 골잡이로 떠오른 로드리게스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0-2로 끌려가던 후반 33분 페널티킥으로 추격골을 꽂았지만 더는 득점에 실패해 1골 차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로드리게스는 금세 눈이 충혈되면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로드리게스의 눈물에 이날 결승 프리킥골을 터트린 브라질의 다비드 루이스가 다가와 위로의 말을 전하며 유니폼을 교환하며 진한 동료애를 보여줬다.

이날 득점으로 5경기 연속골을 작성한 로드리게스는 총 6골로 이번 대회 득점 단독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비록 8강에서 탈락했지만 로드리게스는 매경기 득점에 성공하며 자신의 이름을 떨쳤다.

현재 이번 대회 득점 랭킹은 로드리게스를 선두로 토마스 뮐러(독일),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이상 4골)가 뒤를 쫓는 구도다.

그러나 이날 로드리게스는 8강에서 탈락하고 네이마르가 허리를 크게 다쳐 대회를 마감하면서 구도가 바뀌었다.

뮐러와 메시가 6골 고지를 향해 도전하는 형국이 된 가운데 메시는 6일 8강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득점포를 겨누고 있다.

하지만 8강과 4강으로 갈 수록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만큼 이들 경쟁자가 얼마나 더 득점에 성공할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로드리게스가 그대로 득점왕인 '아디다스 골든 부트' 트로피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역대 월드컵에서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신 팀에서 득점왕이 나온 사례는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나왔다.

당시 잉글랜드의 '간판 골잡이' 게리 리네커는 8강전까지 6골을 터트렸고, 그대로 득점왕이 됐다.

또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에도 실패한 러시아의 올레그 살렌코가 조별리그에서만 6골을 터트려 불가리아(4위)의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과연 로드리게스가 다른 경쟁자들보다 2경기 이상 덜 치르고도 득점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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