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후반기 첫 경기 90분간 '헛심 공방', '하태균 멀티골' 상주, 인천원정 2대 1 승리

포항스틸러스가 후반기 첫 경기에서 제주와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을 챙겼다.

포항은 지난 5일 제주월드컵구장에 열린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에서 장맛비가 쏟아지는 속에서 90분간의 수중전을 펼쳤지만 0-0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리를 따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월드컵 휴식기중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린 포항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포항은 지난 6월 전력의 절반이나 다름없었던 이명주가 아랍에미리트 알아인클럽으로 이적한 데 이어 손준호마저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수술, 가평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또 지난 4월말 안양전에서 쇄골부상을 입었던 김재성의 복귀가 늦어진 데다 왼쪽측면 공격수 고무열의 발목부상, 원톱자원인 이진석과 배천석의 부상 등 절대전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결국 황선홍감독은 측면 수격수 신광훈을 오른쪽 윙포워드로, 신예 강상우를 왼쪽 윙포워드로 내세우는 변칙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나마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중원 지휘관 황지수를 비롯 김광석-김원일-김대호-박희철로 이어지는 튼튼한 수비라인이었다.

포항의 적은 내부적인 것 외에도 이날 오후부터 세차게 내리기 시작한 장맛비와 제주의 극단적인 수비전술에도 있었다.

지난 4월 포항원정에서 0-3으로 혼쭐이 났던 박경훈감독은 아예 작정을 한듯 모든 선수를 하프라인 아래쪽으로 밀집시키는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펼치면서 포항타카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지 않았다.

포항은 유창현과 김승대를 전방 공격수로 두고 특유의 포항타카를 앞세워 제주골문을 노렸지만 많은 비로 인해 스피드가 떨어진 데다 제주의 극단적 밀집수비에 막혔다.

제주 역시 수비수 황도연이 전반 11분 부상으로 오반석과 교체되면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됐다.

전반 초반 탐색을 끝낸 양팀은 12분 제주 송진형이 먼저 슛을 날리며 포문을 열었지만 포항도 16분 강상우의 슛으로 맞불을 놨다.

제주는 박수창과 드로겟이 잇따라 포항 골문을 노렸지만 포항의 튼실한 수비라인을 넘기에는 부족했다.

황선홍감독은 후반 7분 강상우 대신 박준수를 투입하며 변화를 노렸고, 12분 김승대가 제주 아크 오른쪽서 반대로 올려준 볼을 박선주가 왼발발리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탄식을 자아냈다.

포항은 이후 후반 22분 유창현 대신 이광혁을 투입시켰고, 제주는 25분 정다훤 대신 이현호, 29분 드로겟 대신 김현을 투입시켜 맞대응했지만 경기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황선홍감독도 후반 38분 박희철 대신 문창진을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지만 0-0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다행스런 것은 황지수의 경기력이 되살아나 포항 중원을 튼실하게 지켰다는 점이지만 이명주 공백메우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한편 상주상무는 이날 인천원정에서 2-1로 승리했으며, K리그 챌린지 대구FC는 수원FC와의 17라운드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