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학자 130여명 참여 '안동선언문' 채택

안동향교에서 문묘제례 올리는 도널드베이커.

'현대 세계 속의 유교적 인문 가치'라는 주제로 열린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이 지난 5일 '안동선언문' 채택으로 막을 내렸다.

안동 낙동강변 버들섬 앞에서 마티나 도이힐러 교수는 선언문에서 "우리는 인간의 본성과 주체성을 회복하는 길을 추구하기 위해 인문전통의 고장 안동에 모였다"고 전제하고, "유교의 가르침을 미래지향적 시각에서 다시 읽어 재조명하고, 나아가 인류의 다양한 문명 간 소통과 창조적 융합을 도모할 것을 천명한다"고 선언했다.

인문가치에 대한 초석을 다진 이번 포럼은 130여 명의 동서양 석학들의 논쟁의 장이었다. 사흘 간 열띤 토론을 거쳐 '안동선언문'을 채택하게 됐다.

앞서, 3일 개막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메시지를 통해 "인문학 진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갈등과 모순을 해소하고, 품격 있는 선진국으로 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니산포럼'의 쉬 지아루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인문가치포럼의 개최는 한국과 세계가 인류 공동의 신 윤리를 세우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하며, "선대부터 쌓아온 유가의 지혜가 앞으로 인류에게 필요한 정신적 안식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1천500명이 몰리는 등 안동대 국제교류관과 안동 예술의 전당, 안동 시민회관, 유교랜드에서 열린 20개의 기획 및 특별세션 프로그램에 연인원 1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았다. 포럼에 참여한 국내외 연사들의 발표와 토론 열기도 뜨거웠다.

전통철학인 유교가 자유주의, 자본주의, 여성의 문제, 미래학, 청소년들의 꿈 등과 어떻게 결합되고 재해석 될 수 있는지 모색하는 자리였던 만큼, 유교에 접근하는 방식도 정치학에서 경제학, 사회학, 철학, 과학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고 풍성했다.

특히 세계적으로 지명도를 자랑하는 석학들이 대거 참여해 포럼의 질적 수준이 크게 높았다는 평가다.

중국 전국인민대표자회의 부위원장 출신인 중국 니산포럼의 쉬자루 주석, 유럽 한국학 연구분야의 선구자인 마티나 도이힐러 교수, 중국 사상사 연구의 대표이자 25년전 천안문 사태의 사상적 배경을 제공했던 대만 정치대학의 진관타오 교수, 미래학자로 유명한 미 하와이대의 짐 데이토 교수 등은 언론사의 인터뷰 요구가 빗발치는 등 포럼에 대한 국내외 관심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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