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냐 독일이냐, 네덜란드냐 아르헨티나냐.

9일(한국시간)부터 이틀간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전이 열린다.

어떤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자타공인 강팀만 4강 고지에 오른데다 대진이 남미 대 유럽의 구도로 짜여 축구팬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연합뉴스는 과연 어떤 팀이 결승전에 진출해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투게 될지 K리그의 대표적인 지략가들인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박경훈 제주감독, 이상윤 성남FC 감독대행에게 4강전 전망을 물어봤다.

◇ 브라질-독일(9일 오전 5시·박경훈 이상윤 브라질 승·황선홍 독일 승)

독일 역시 만만치 않은 진용을 자랑하고 있지만 이들 K리그 사령탑 가운데 2명이 브라질 승리에 한 표를 던졌다.

그 근거는 의외로 단순명료했다. 매주 그라운드에서 직접 승패의 갈림길과 대면하는 이들은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브라질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감독은 "객관적으로는 네이마르라는 키 플레이어가 빠진 브라질보다 독일이 낫다"면서도 "브라질이 홈에서 경기한다는 게 엄청나게 크게 작용할 것이다. 브라질이 이긴다"라고 단언했다.

이 감독은 공·수의 핵심인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 치아구 시우바(파리생제르맹)의 결장이 오히려 브라질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외의 분석을 내놨다.

이어 "큰 대회에서는 한 선수에 의해 좌우되는 팀에서 해당 선수가 빠지면 그의 대체 선수나 의외의 선수가 '한 건'을 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브라질은 이 역할을 해줄 선수가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독일의 손을 들었다. 그는 4강전 승리는 물론 "독일이 우승까지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타깃형 스트라이커 없이 제로톱을 주로 구사하면서 잘 버텨온 독일이다. 꾸역꾸역 잘 버티는 것도 강팀의 조건"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어 선수 시절 경험한 독일과의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이 떠오른 듯 "독일이 예전에는 더위에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모습도 안보인다"며 혀를 내둘렀다.

◇ 네덜란드-아르헨티나(10일 오전 5시·황선홍 박경훈 네덜란드 승·이상윤 아르헨티나 승)

역시 감독은 스타 선수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춘 팀을 선호하는 법이다.

3명중 2명이 '핵폭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아르헨티나보다 뛰어난 '소총수'들이 즐비한 네덜란드의 승리를 점쳤다.

황 감독은 "네덜란드가 멤버가 안 좋은 것도 아니고 다양한 전술을 소화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박빙이지만 네덜란드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그는 "판 할 감독은 인내심을 갖고 경기를 지켜보다가 상대와 상황에 따라 전술을 바꾼다"면서 "네덜란드가 상대에 따른 시나리오를 잘 짜고 있다. 특히 칠레와의 경기에서 놀랐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박 감독 역시 황 감독과 같은 이유로 네덜란드의 승리를 점쳤다.

박 감독은 "네덜란드는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파괴력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공격 자원이 여러명인 반면에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막히면 공격을 주도할 수 있는 선수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반면 이 감독은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이 열리는 '브라질 축구의 성지' 마라카낭 경기장에 입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남미 팀끼리 결승에서 붙어야 축구팬들이 재미있죠. 브라질 축구의 성지인 마라카낭에서 브라질과 그 앙숙인 아르헨티나가 우승컵을 놓고 다투는 것.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