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백유녹채 닭볏모양 항아리.

국립대구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오는 15일부터 9월 14일까지 '중국 요령성(랴오닝성)박물관 소장-요나라 삼채' 특별전을 연다.

국립대구박물관이 중국 요령성박물관과 한·중 자매 교류로 마련한 특별전이다.

함순섭 관장은 "2006년 시작한 두 박물관의 한·중 자매관 교류의 결실 중 하나인 이번 기획전은 요나라(916~1125) 중기에 출현해 말기까지 제작된 요삼채(遼三彩)를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요나라 관련 유물은 100점을 웃돈다. 항아리, 주전자, 접시, 대접 등 요나라 도자 90여점과 함께 요나라 삼채에 영향을 끼친 당나라 삼채 10여점도 함께 전시한다.

요나라 삼채(三彩)는 중국 요나라 중기부터 말기까지 제작한 도자로 거란족문화유산이다. 이 도자는 유약을 발라 낮은 온도에서 구워 다양한 색채와 문양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기형을 먼저 제작해 초벌구이를 한 다음 백색 화장토(化粧土)를 바르고 여기에 문양을 눌러 새겨서 황·녹·백색의 유약을 바른 다음 재벌구이로 완성한다. 문양은 각화점채(刻花点彩)·인화점채(印花点彩)·단색채유(單色彩釉)라는 기법을 사용해 표현했다. 이렇게 만든 도자 기형을 보면 대접, 접시, 주전자, 항아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기획전은 요삼채가 어디에 뿌리를 두는지를 탐구한다.

흔히 요삼채는 당삼채에서 기원한다고 본다. 요나라 초기에 제작되기 시작한 단색유(單色釉) 도자 제작 기술을 기반으로 당삼채 영향을 받아 태어난 것이 요삼채라는 것이다.

요삼채 역시 당삼채처럼 납을 용매제로 사용하고 황·녹·백색의 삼색 유약을 쓴 데다 소성기술도 동일하다고 간주된다.

하지만 당삼채가 화장토를 바르지 않고 유약도 삼색 외에 남색과 흑색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요삼채는 다르다.

나아가 당삼채가 무덤에 껴묻거리로 쓰는 명기(明器)로 제작한 것과는 달리 요삼채는 명기로도 쓰기는 했지만 주로 일상생활용기로 활용했다.

더불어 요삼채는 유목민족인 거란족의 정취를 반영한 초원의 화초와 구름 등의 문양을 해당화 모양 접시와 닭볏 모양 항아리(鷄冠壺) 등 당시에 유행한 기형(器形)과 접목해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요 멸망 이후 요삼채가 걸어간 궤적도 함께 더듬는다.

요삼채는 금·원나라(1115~1368)에도 명맥을 유지하며 금·원 삼채로 이어졌음을 설명한다.

금·원 삼채는 요삼채처럼 황·녹·백색 유약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문양을 새긴 다음 투명 유약을 발라 1차로 소성한 후 문양을 채색해 저온에서 다시 소성하는 각화전채(刻花塡彩) 기법을 썼으므로 문양과 바탕색이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점이 특징이다.

문양은 모란, 토끼, 화조 등 주로 자연을 소재로 매우 간결하게 표현함으로써 요삼채와 달리 대중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함순섭 관장은 "이번 특별전시에 출품된 요나라 삼채는 광활한 초원지역에 거대한 세력으로 존재하면서 고유 문화와 이민족 문화의 요소가 접목된 거란족의 문화유산"이라며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요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오는 16일 오후 3시 국립대구박물관 강당에서는 요나라 삼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특별 강연을 마련한다. 개막식은 14일 오후 4시 국립대구박물관 기획전시실 입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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