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컴백 이어 중견가수들 복귀 바람…지오디 재결합으로 성공적 컴백

조용필

지난해 4월 조용필의 19집 '헬로'의 반향은 가요계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그의 음악은 중장년 팬층과 젊은층의 호응을 동시에 얻으며 신구 세대 통합이란 문화 현상을 만들어냈다.

조용필이 중견의 저력과 에너지를 보여주자 뒤를 이어 이승철, 신승훈, 들국화, 최백호, 나미 등의 가수들이 잇달아 새 앨범을 내고 활약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계은숙, 김추자, 혜은이, 이선희, 임창정, 조성모 등으로 그 여진(餘震)은 계속됐다.

그러나 조용필의 바통을 이어받아 올해 복귀 바람을 주도한 가수는 단연 데뷔 15주년을 맞아 다시 뭉친 그룹 지오디(god)를 꼽을 수 있다.

플라이투더스카이

이어 플라이투더스카이가 재결성해 성공적으로 활약했고 사실상 해체됐던 밴드 버즈가 새 앨범을 준비 중이며 그룹 파란의 두 멤버가 유닛(소그룹) '파란 더 페이스'를 결성해 6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요 관계자들은 "조용필이 중견 가수들의 컴백을 이끌면서 음악과 거리를 뒀던 중장년 팬들을 음반 매장과 공연장으로 끌어들였다면 지오디는 사실상 해체한 팀들이 재결성하는 데 '롤 모델'이 되면서 이들의 음악을 추억하는 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오디

1999년 데뷔한 5인조 그룹 지오디는 대중성이 강한 멜로디에 따뜻한 감성의 가사를 담은 노래로 폭넓은 세대의 사랑을 받으며 '국민 그룹'으로 불렸다.

8일 발표한 8집 '챕터 8'은 2005년 7집 '하늘속으로' 이후 9년 만이다. 또 윤계상이 2002년 5집까지 참여한 뒤 2004년 6집이 나오기 전 팀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다섯 멤버가 한 장의 앨범에서 노래한 건 무려 12년 만이다.

다섯 멤버의 '완전체'를 오랜 시간 기다린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으로 터져나왔다. 앞서 지난 5월과 이달 잇달아 선공개한 8집 곡 '미운오리새끼'와 '하늘색 약속'이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고, 8일 8집 전곡이 공개되자 1위는 물론 수록곡들이 모든 음원 차트의 10위권을 장악했다.

조용필과 마찬가지로 지오디도 방송 출연 없이 이뤄낸 결과지만 모든 가수의 컴백이 성공적인 건 아니기에 이들의 활약이 과거의 영광에만 기댔다고 말하기 어렵다.

물론 다섯 멤버가 꽤 긴 시간 각자 솔로 앨범과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했기에 재결성은 분명 드라마틱한 키워드가 됐다. 그러나 지오디의 음악이 요즘 아이돌 그룹처럼 퍼포먼스를 무기로 비주얼에 기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홍보기획사 포츈엔터테인먼트의 이진영 대표는 "지오디는 과거에도 아이돌이라기 보다 따뜻한 감성의 음악으로 공감을 끌어냈다"며 "이번 음악의 테마도 남녀의 사랑보다 가족, 팬 등 큰 범주의 휴머니즘을 대중적인 멜로디에 담아, 애매한 포지션일 수 있는 가요계 허리 세대의 힘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조용필이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혁신적인 사운드로 음악적인 실험을 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면, 지오디는 새 앨범 곳곳에서 자신들의 지난 음악 색깔과 연결 고리를 이어갔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8집을 작업한 작곡팀 이단옆차기는 "오랜만의 컴백이어서 급격한 음악 변화를 통해 이질감을 주기보다 팬들과 연결 고리를 고려해 최대한 지난 음악과의 연계를 뒀다"며 "특히 요즘 음악 트렌드가 '올드 앤 뉴'(Old & New)여서 지금 10대에겐 예전 사운드와 멜로디가 새롭게 느껴지는 만큼 옛 팬과 새로운 팬에게 모두 어필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작곡가 신사동호랭이도 "지오디는 조용필 선배님과 달리 지금 세대와의 간극이 크지 않은 그룹이어서 자신들의 음악 틀을 유지하는 게 영리한 선택이었다"며 "김태우가 주도한 후렴구, 박준형의 저음 랩 등 지오디의 음악 구성을 그대로 갖고 가 시간의 공백을 메웠다"고 덧붙였다.

지오디가 방점을 찍은 복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 중심에는 1990년대를 호령한 '문화 대통령' 서태지가 있다.

서태지는 10월 즈음 9집을 발표하고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김건모, 토이(유희열) 등이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 올해 가요계 전반을 컴백 바람이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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