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뜨인돌 / 베른하르트 부엡 글│유영미 옮김

'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는 독일의 자유방임적인 교육제도를 강도 높게 비판해 온 저명한 교육자이자 독일 명문 살렘학교의 교장인 베른하르트 부엡의 저서로, 아이의 도덕성과 질서를 잡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감정을 읽고 위로하기에 바쁜, 왜곡된 교육 현실을 향한 진심 어린 직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그간 일관되게 주장해 온 명제들을 이 책에 조목조목 정리해 내 놓았다.

히틀러 정권 이후 독일에는 자유주의 교육이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아이들의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는 교육관으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아이들은 예절과 배려를 모른 채 컸고, 그 결과 자신의 욕망만 남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존재가 되었다. 부모들은 아이가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 될 거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이는 찌든 구석은 없을지 모르지만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가 되었고, 부모는 아이의 끝도 없는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자유주의 교육의 부작용을 꼬집으며 사랑을 바탕으로 한 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엄하게 교육한다는 것은 강압과 폭력이 아니다. 대신, 아이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훈련하고, 혼자서 설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과정이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보아 온 잘못된 교육의 예와 그 안에서 끈기 있게 실천해 온 엄한 교육의 좋은 예를 함께 보여 준다. 저자는 엄하고 일관성 있는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절제와 끈기, 배려를 배워 목표를 끝까지 이루어낼 줄 알고, 자신과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성숙한 어른으로 자란다고 단언하며, 우리가 꿈꾸는 배려하는 사회, 소통하는 사회,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진정한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독일 사회에 커다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자유방임적인 교육법과 훈련을 강조하는 엄격한 교육법이 서로 부딪친 것이다. 저자는 올곧게 '훈련'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리고 엄격함과 사랑 사이에서 균형 잡힌 교육을 실행할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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