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인문학의 길 = 백영서 지음.

연세대 국학연구원장인 저자가 가속하는 인문학 위기 속에서 학술체계를 쇄신하고 인문학의 본 모습을 회복할 '학문론'을 구상한 책이다.

저자는 단기간에 계량화된 성과를 내도록 강요받는 지금의 대학사회 분위기에서 인문학은 본연의 정신을 훼손당하며, 제도권 인문학은 계속 파편화되고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그는 이런 현실에서 '인문학의 사회성과 사회의 인문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비판적 학문활동'인 '사회인문학'을 제안한다.

저자가 말하는 사회인문학이란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단순 결합이 아니다. 학문의 분과화에 맞서 파편적 지식을 종합하고 인간다운 삶에 대한 이해와 감각을 기르며, 현재의 삶에 대한 비평 역할을 하는 총체적 인문학이다.

창비. 312쪽. 1만4천원.

△ 귀신·요괴·이물의 비교문화론 = 신이와 이단의 문화사 팀 지음.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인문한국(HK) 한국문화연구단 산하 기획연구팀이 내놓은 첫 번째 공동연구 결과물이다. 전통사회에서 불안과 공포, 의심과 매혹을 불러일으킨 기괴한 존재들을 전근대 동아시아인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상상했는지를 한국·일본·중국의 전공자 11명이 탐색하고 비교·분석했다.

저자들은 귀신·요괴·이물(異物)은 동아시아 전통사회에서 '정통' '합리'를 벗어난 존재로 주변화됐으나 어느 시기이건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질적이고 기괴한 존재일지라도 사회가 구조화되고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성되는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사회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려면 지배 담론이 내세운 공적·의식적 측면뿐 아니라 귀신·요괴·이물처럼 주변화되거나 부정된 이질적 요소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소명출판. 466쪽. 3만3천원.

△ 행복한 수업: 개콘 웃음군단의 가슴 찡한 성장기 = 개콘이 떴다! KBS 2TV '개그콘서트' 주역인 김준호, 김준현, 김영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개그맨들이 전국 80개 학교에서 진행해 호응을 얻은 13개 강연을 모아 에세이로 엮었다.

김준호는 "생각하는대로 운명이 된다"고 믿는다. 생각하는대로 행동하게 되고, 행동하는대로 습관이 되고, 습관이 성격이 되고, 성격이 운명이 된다는 소신이다.

김준현은 당장 꿈이 없다고 조급해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김준현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검도만 하느라 성적이 바닥이었지만, 우연히 만난 한 여대생과의 인연으로 대학 진학의 꿈을 갖게 됐고, 결국 뜻을 이뤘다고 말한다.

같은 조언이라도 이들, 개콘 군단이기에 청소년들에게 더 친근하고,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간다. 노경실 작가는 추천사를 통해 "이들의 꿈과 노력은 반짝반짝 빛나는 별로 이뤄진 것이지요. 이 세상에 거저는 결코 없습니다. '뿌린 만큼 거둔다'고 하는데 여러분은 지금 자신의 삶의 밭에 무엇을 심고 있나요"라고 말했다.

김준호 외 지음. 크리스마스북스. 1만1천원.

△ 이명현의 별 헤는 밤 = 과학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 천문학자 이명현의 에세이집. 저자는 외계 지성체를 탐색하는 세티 연구소의 한국 책임자이기도 하다. 저자에게 별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은 외로움이다. 외로움을 간직한 별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풀어가다보니 별 볼 일 있는 독자들이 제법 생겼다. 소설가 김연수와 만화가 윤태호가 추천사를 썼고, 2014년 한국대중음악상을 받은 가수 윤영배는 제주 밤바다를 배경으로 한 캘리그래피를 제작해 실었다. 가수 이소라는 8집의 앨범사진 '난 별'로 마음을 나눴고, 일본 일러스트 작가이자 트롬본 연주자인 구사카 아키라는 책 표지와 별자리 지도 제작에 참여했다.

동아시아. 296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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