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주민 등 9명 연행, 제2의 밀양 사태 우려도

21일 오후 한전이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송전탑 건설 예정지에서 경찰과 대치한 주민들이 몸싸움을 하는 등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권성준기자 docu@kyongbuk.co.kr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 한국전력이 21일 주민 반발로 공사를 중단했던 송전탑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삼평1리 주민은 마을을 지나는 송전선을 땅 아래에 설치해달라며 2012년 9월부터 마지막 1기(23호기) 건립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여왔다.

한전측은 그동안 삼평1리 주민과 협상한 끝에 7월 초에 주민 84명 가운데 67명과 공사 재개 및 마을 지원 등에 대한 민원에 합의해 공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송전탑 건설 예정지에서 직원 140명과 중장비를 동원, 주민·시민단체가 공사를 막기 위해 설치한 망루 등 시설물을 철거하고 송전탑 건설을 위해 울타리를 치고서 공사 자재를 운반 하던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온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이 반발하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병력 600여명의 인원을 현장 주변에 배치한 경찰은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등 9명을 공사 방해혐의로 연행한 뒤 경산·영천경찰서에 분산해 조사하고 있다.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는 신고리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경남 창녕변전소를 거쳐 대구경북지역으로 공급하는 송전탑이 들어서는 곳이며 청도에 계획된 345kV 송전탑 40기 가운데 39기는 이미 건립됐다.

한전은 23호기 기초 공사만 한 상태에서 주민 반발로 2년 가까이 공사를 중단해 청도는 경남 밀양과 함께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마찰이 발생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밀양 송전선로가 연말까지 건설될 예정이어서 공사를 더 미룰 수 없어 불가피하게 공사를 재개할 수밖에 없었다"며 "11월 초까지 공사를 마무리해 전력수급 안정에 온 힘을 쏟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청도 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삼평리 송전탑 건설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행한 9명을 즉각 석방하고 폭력적 건설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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