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등급 금오지 물 정수작업 없이 계곡으로 흘려보내 '빈축'

구미시가 농업용수인 금오지 물을 정수도 하지 않은 채 야영객 및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금오산 야영장 계곡으로 그대로 흘려보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009년 구미시는 5억원의 예산을 들여 금오지 양수장 및 관로 설치공사를 마쳤다.

이 공사는 가뭄으로 야영장 계곡에 물이 흐르지 않을 경우 양수장 펌프를 돌려 금오산 아래 금오지의 물을 야영장 계곡 상류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야영객이 많은 주말 등 한시적으로가동됐다.

하지만 금오지 물은 농업용수로 금오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구미·김천지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오지 수질은 3등급(약간 좋음)이다.

3등급은 약간의 오염물질은 있으나 용존 산소가 많은 상태로 여과, 침전, 살균 등 일반적인 정수처리 후 생활용수 또는 수영용수로 사용 할 수 있다.

정수 처리를 하지 않으면 몸에 닿는 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말이다.

여름 금오지 수질과 직결되는 지난 해 5월 수질검사 결과는 4등급(약간 나쁨)으로 더욱 충격적이다.

4등급은 상당량의 오염물질로 인해 용존 산소가 소모되는 상태로 농업용수로 사용하거나 여과, 침전 활성탄 투입, 살균 등 고도의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사용 할 수 있다.

비가오지 않은 여름 야영장 계곡에서 물놀이를 했다면 십중팔구 4등급 농업용수에 몸을 던진 것이다.

현재 양수장 가동은 중단됐지만 이로 인해 여름 행락객들이 한창 찾고 있는 금오산 야영장 계곡은 물이 말라 바닥을 훤히 드러내고 있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금오산 야영장을 자주 찾는다는 조 모(여·33세)씨는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인 줄 알고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곤 했는데 농업용수 일지도 모른다니 충격이다"며 "아이가 피부병에라도 걸렸으면 어떻게 책임 질 것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양수장 가동 후 아토피 등 피부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