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엘 가면

거리에서 시위대를 만나기란

사막에서 대상들의 낙타와 마주치는 일과도

같은 일일 것이다

붉은 띠를 매고

왁왁 소리를 질러대는 성난 시위대를

보고 있으면

매 맞을 소리인가 몰라도

그들이 부러웠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엔 자신의 권익을 챙기기는커녕

생쥐가 어둠 속을 기어 다니다가 내는 소리조차도

못 내보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감상> 대신 목청 높여 타인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을 빨갱이라고 싸잡아 욕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노동운동가, 때론 저항세력으로 도매금으로 묶어 감옥에 쳐 넣어야 한다고 한다. 약자의 편에서 일한다는 것은 배고픈 일이며, 미래를 힘들게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있기에 나라는 진보의 평형을 이룰 수 있다. (시인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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