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계곡 승용차 휩쓸려 7명 참변…영덕서 쓰러진 나무 야영객 덮쳐 1명 사망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오토켐핑장 입구 다리에서 승용차가 물살에 힙쓸려 차에 타고 있던 어린이 2명 등 7명이 모두 숨졌다. 관련기사 3·4면

3일 오전 2시50분께 아반떼 승용차가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승용차에는 한모(46·여·경남 김해시)씨를 비롯해 아들 윤모(27), 딸(21), 올케 한모(36)씨, 올케 한씨의 5살·2살 아들 등이었다.

이들 가운데 6명은 일가족으로 휴가차 계곡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했다. 다른 1명은 일행 중 딸의 친구로 확인됐다.

3일 오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계곡에서 소방관계자들이 불어난 물로 고립된 피서객들을 위해 의약품을 하천 건너편으로 보내고 있다. 이날 오전 2시50분께 이곳을 찾은 일가족 7명이 탄 차가 계곡물에 휩쓸려 승용차 안에 있던 윤모(27)씨 등 7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권성준기자 docu@kyongbuk.co.kr

이날 뒤를 따르던 차량 운전자의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는 긴급 출동해 이날 오전 6시45분께 계곡에서 2㎞ 정도 떨어진 하류에서 승용차를 발견하고 구조작업에 들어갔으나 승용차에 타고 있던 7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들의 시신은 청도 대남병원으로 옮겨졌다.

청도에는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이날 새벽 시간당 10㎜의 강한 비가 4시간여 동안 내렸다.

호우주의보는 전날 오후 11시20분 발효돼 이날 오전 5시30분 해제됐으나 이 지역에는 전날부터 80㎜ 이상의 비가 내렸다.

3일 경북 청도군 운문면에서 계곡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승용차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가 난 이날 계곡 물이 불어나 신원천 건너편의 캠프장 14곳과 팬션 등에 머물던 수백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계곡 주변에 야영장과 펜션이 다수 있고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계곡의 물살이 매우 셌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전 8시48분께 경북 영덕군 지품면 한 야영장에서는 강풍에 쓰러진 소나무가 야영객의 텐트를 덮쳤다. 이 사고로 텐트 안에 있던 5살 어린이가 숨지고 누나(10)와 30대 남성이 다쳤다.

사고 당시 텐트 안에는 7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부러진 소나무 가지의 둘레가 70㎝ 정도 되며 여러 가족이 함께 야영을 왔다가 강풍에 넘어진 나무에 깔리는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구경북에는 강풍과 집중호우로 절개지가 무너지고 피서객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새벽 영덕군 달산면 옥계 계곡물이 불면서 피서객들의 발이 묶였다. 오전 8시17분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원 등은 일대 피서객 18명 중 10명을 구조, 8명을 안전지대로 피신시켰다.

이에 앞서 오전 6시8분께 북구 죽장면 하옥리 계곡 일대에서 피서객 48명이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경북특수구조단 등 50여명을 투입, 구조작업을 벌여 24명을 구조했다.

또 경주시 산내면 외칠리 하천에서도 급류에 차량이 고립되면서 탑승자 2명이 차량 위에 올라가 구조를 요청, 119구조대가 구출했다.

성주군 벽진면 군도 9호선의 봉학저수지 주변 도로 절개지가 무너져 차량 통행이 일시 통제됐고, 이날 오전 1시30분께 대구시 달서구 본리동 한 아파트의 높이 15m 담이 6m정도 무너져 담 옆에 주차된 차량 2대가 파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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