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산 기슭 성진골·동부초 주변 곳곳에 조성…새로운 미술공간으로 거듭

안동 신세동에 조성된 벽화마을.

어린 시절 멋모르고 뛰어 놀았던, 작지만 이웃들의 정이 넘치는 작은 마을이 안동에 있다. 골목골목 한 바퀴 돌고 나면 어린 시절 옛 추억들이 절로 살아나 마치 옛날로 돌아간 듯 한 환상에 빠져든다.

조용하기만 하던 이 마을에 최근 들어 관광객이 부쩍 늘어 골목골목 한 무리 사람들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젊은 연인들, 노부부, 다정한 남매를 둔 가족 등등. 사람들은 이 마을을 찾아 옛 추억을 더듬어 보기도 하고 작지만 예쁜 조형물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안동을 찾는 뚜벅이 관광객들에게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바로 '신세동 길섶 미술로'의 이야기다.

안동시 신세동 영남산 기슭 성진골과 동부초등학교 주변 골목 곳곳에 조성된 벽화마을은 안동 기차역에서 도보로 약 1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다. 나뭇가지처럼 뻗은 골목엔 마을 주민들의 얼굴과 삶의 모습, 그리고 재미있는 장식품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사람 살아가는 내음이 물신 풍긴다. '마싯타'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카페도 있어 향긋한 원두커피와 직접 담근 레몬차를 맛볼 수도 있다.

'길섶 미술로'는 2009년 양평, 철원, 청주, 공주 등 전국 9개소에 당시 문화관광부의 '마을미술 프로젝트'사업으로 설치됐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안동이 유일하게 선정돼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새로운 미술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신세동 일대와 동부초등학교 주변 350m의 거리를 배경으로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마을과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긴 벽화'와 마을 아이들이 함께 그린 액자형 그림 등 30여점의 벽화와 조형물이 보는 이들을 옛 추억에 젖어들게 한다.

올 여름은 타박타박 '신세동 벽화마을'을 걸으며 바쁜 일상의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아도 좋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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