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폐수 방류 근절 통해 지역 주민 삶의 질 높이는 생태하천으로 탈바꿈시켜야

아직도 발암물질을 하천으로 버리는 일이 대도시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어 충격적이다. 대구지검 형사제4부는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발암물질인 폐산(廢酸)을 무단 투기한 사업자들을 기소하고, 폐기물처리 허가를 받지 않고 공장 주변 오·폐수 맨홀에 폐산을 버린 청소업체 대표 등도 함께 기소했다. 이들은 달성군 금포택지지구에 있는 오·폐수 맨홀로 폐산 25t을 무단으로 버렸고, 올해 5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폐산 폐기물 99t을 위탁해 불법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들 사업자들의 반환경적인 행위로 낙동강 지류인 달성군 금포천 하류에 검은색 폐수가 흘러들어 물고기가 무더기로 죽었다. 지난 5월 주민의 신고에 따라 당국이 수사를 벌여 이들의 불법방류를 밝혀냈다. 이들이 무단으로 버린 폐산은 발암물질인 페놀과 기준치의 187배를 넘는 수은을 함유한 것으로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물질이다.

당국의 강 관리에도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금호강에서 물놀이를 하던 주민들이 눈병에 걸리는 등 금호강 수질문제가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금호강 물놀이장은 8억여원을 투입해 지난해 7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하루 평균 1천500여명이 찾을 만큼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부실한 관리 탓에 수질오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강이나 하천 주변 지역주민이나 당국의 하천관리가 소홀히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지난달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금호강 물놀이장을 점검한 결과, 물놀이장 수질오염 예방을 위한 시설 및 관리가 미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말에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금호강 물놀이장에 의료인과 응급 차량을 비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체계적인 수질관리가 시급하다.

강이나 하천은 당국과 주민들이 관리하기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 대표적인 게 울산 태화강이다. 한 때 울산의 태화강은 죽음의 강으로 악취가 진동했으나 현재 태화강 십리대숲은 전국 명물이 되고 있다. 울산시는 최근 태화강대공원 대숲지구 대숲(10만㎡)에서 간벌한 대나무 7만그루로 '태화강 십리대숲 대나무 숯'까지 생산한다. 태화강은 한 때 울산 이미지를 갉아 먹는 오명의 대명사이기도 했으나 현재 지역의 삶의 질을 한차원 높이는 생태환경으로 환골탈태했다.

작은 규모이지만 하천관리에 집중한 결과 깨끗한 강하천으로 거듭난 곳이 도내에도 있다. 안동 '천리천'은 생활하수가 유입돼 경관을 해치고 악취를 유발하여 지역의 민원이 되자 2012년부터 2년 동안 78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비사업을 벌인 결과 지금과 같은 자연형 소하천으로 거듭났다. 하폭이 협소해 집중호우시 잦은 범람과 피해가 반복되던 울진 '초평천' 역시 2011년도부터 3년여에 걸쳐 총 4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역주민들과 인근 학교의 학생들이 쉽게 찾아와 휴식할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변모됐다. 안동 '천리천'과 울진 '초평천'이 '2014년 아름다운 소하천'에 선정됐다.

영천 경산의 대표적인 강인 금호강과 경상도의 젖줄인 낙동강변이 보다 깨끗해지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당국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먼저 수질오염 예방과 청정하천 보호를 위해 강변에 하천쓰레기 정화사업이 급선무이다. 지금 지방자치단체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말하고 있으나 강의 관리와 이용에 지역의 새로운 발전의 사활이 달려있다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낙동강 금호강이 환경 개선의 모범 사례로 많이 알려지고, 관광을 위해 찾아오는 대표적인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아니겠는가. 시민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지역주민들의 남다른 애정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주민이 강 사랑을 생활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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