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이뤄진 교황 방한으로 고통당하는 약자는 위로받고 남북통일 바람이 불기를 기원

김기포 기계중앙교회 목사

로마 교황청의 파파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방한한다. 개신교 목사의 한사람으로서 우선 축하하고 싶다. 한국의 가톨릭은 선교 초기 많은 순교자를 내었다. 한국적 토양에서 가톨릭은 고난의 역사요 아픔의 역사다. 특히 세계 여러 나라에 비해서 순교의 현장이 많다.

이번 교황의 방문은 순교자의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교황은 가톨릭의 수장이다.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인 베드로의 사역을 이어서 사도적인 직임을 감당한다. 가톨릭에서는 교황이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로서 축복권을 가진다. 교황은 추기경들의 콘클라베를 통해서 뽑는다. 본인이 원하는 한 죽는 날까지 교황의 자리에 앉을 수 있다. 그 만큼 가톨릭에서는 교황의 권위는 절대적이다. 교황은 그 상징성 때문에 가톨릭 신자를 비롯하여 비신자들에게도 절대적인 지지와 존경을 받는다.

역대 우리나라는 두 차례 교황이 방문했다.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에 이어 이번에 교황의 방문은 역대 3번째 방한이 된다. 교황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미사를 집례할 때 대한민국의 고통과 아픔이 치유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아픔과 고통이 많은 분단의 나라에 하나님의 큰 은혜인 강복(降福)이 임할 줄 믿는다.

필자는 개신교의 목사이지만 탈권위적이고 소탈하고 서민적인 행보를 계속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존경한다. 사실 교황은 하나님과 같은 신적인 권위를 가졌다. 교황의 권력이란 엄청나다. 교황의 말이 곧 하나님의 말과 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이라는 이름 대신에 로마의 작은 주교로 불리기를 원한다. 또한 교황으로서의 각종 특권을 내려놓고 다른 교단에 대해서 화해와 평화의 손을 내미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교황은 사치스럽고 화려한 고급 자동차 대신에 작고 볼 품 없는 소형차를 타고 다닌다. 우리는 교황을 신격화하거나 우상화해서는 안된다. 교황도 우리와 똑같은 연약한 사람일뿐이다. 우리는 그분의 본질이나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황 자신도 인터뷰에서 자신은 스타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라고 낮추어 말했다. "나는 슈퍼맨도 아니고 스타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일뿐"이라고 했다.

일부 개신교의 보수 교단에서는 교황 방문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려는 움직임도 있으나 이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기독교는 이기적이고 배타적이고 왜곡된 가치관을 버려야 한다. 오히려 기독교는 교황의 방문을 계기로 지금까지 잘못된 관행을 회개하고 한국 개신교회의 자성과 갱신의 기회로 삼고 민족의 분단과 사회적인 약자들을 섬기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에 열광하는 것은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고 가난한 자와 약자들의 편에 섰기 때문이다. 또한 교황이라는 권위를 내려놓고 인간적인 정서와 그의 소탈한 행보들이 가톨릭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모처럼 이루어진 교황의 방문을 축하드리며 교황의 한국 방문을 통해 이 땅에 고통당하는 약자들이 위로 받고 특히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 통일의 바람이 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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