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세계를 움직이는 위대한 지도자 50인'을 선정, 발표했다. 이중 1위가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2위는 메르켈 독일총리. 포춘이 이들을 선정한 이유로 '리더십이 부족한 시대에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영적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이기 때문이라 했다. 교황이 위대한 지도자로 뽑힌 것은 단순히 거대한 종교 조직의 지도자여서가 아니다.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1년 만에 위대한 지도자 1위에 오른 것은 그의 행동과 그가 전하는 복음의 진실성 때문일 것이다. 그 진실성의 가장 큰 덕목은 '겸손'과 '포용'이다.

공식 교황명인 '프란치스코'는 청빈, 겸손, 소박함의 대명사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고, 그렇게 실행하고 있다. 신학자 김근수씨가 쓴 책 '교황과 나'에는 "개표가 3분의 2 정도 진행됐을 때 새 교황이 결정됐다며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 대교구의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은 나에게 키스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마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말이 내게 강렬하게 와 닿았습니다. 곧바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가 마음에 떠오르더군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는 누구보다 평화를 앞장서 말한 분이기도 합니다."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 이름이 더욱 빛나게 교회 쇄신을 추진하고 검소한 삶을 실천함으로써 가톨릭 밖의 세인들로부터도 존경을 받고 있다. 이전 교황들과 다른 파격적이고 소탈한 '프란치스코 스타일'은 전 세계에 '프란치스코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간존엄과 공동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그의 복음은 세계인을 감동키고 있다.

"'살인하지 말라'라는 십계명을 현대에 맞게 고치면 '경제적 살인을 하지 말라'가 될 것이다", "종교를 믿지 않는다면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살면 된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명언이 있다. 이는 사회주의자로 매도 될 만큼 '고삐 풀린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폐쇄적 종교관에 대해 질타하고 있다. 오늘 방한하는 평화의 사도(使徒) 프란치스코 교황이 극심한 사회분열과 남북 분단의 아픔을 안고 있는 우리 사회에 어떠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줄 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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