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송전탑·영주댐 건설 공사 등, 지역 주민과 충돌·갈등 악순환 지속, 정치권·정부 관리 능력으로 풀어야

청도군 송전탑 건설과 안동호 임하호 연결공사가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내성천 중류 영주댐 건설 반대가 장기간 계속되는 등 국가 공기업의 시책사업이 지역 주민들과 충돌하는 갈등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풀 정당·국회·행정부 등 당국의 관리능력도 요구된다.

청도 각북면 송전탑 건설 공사가 지난달 21일 공사 시작 이후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지중화를 요구하며 중장비를 동원해 송전탑 공사 강행을 저지하고 있다. 한전 직원들과 몸싸움 끝에 다친 주민은 지금까지 8명이 병원에서 치료 받았고, 시민단체 회원 등 19명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연행됐다. 한전측은 지중화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본부측은 주민들이 아니라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너무 강경하게 나오기 때문에, 대화 할 수 있는 여유가 안 되고 있다고 한다. 이 송전탑은 울산의 신고리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대구 경북 지역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 수자원공사의 안동~임하호 연결 터널 공사가 다음달 부터 재개될 예정이자 그제 이 터널 공사를 반대하기 위해 임하호와 안동호 주민들은 낙동강변에 상여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두 댐이 연결되면 안동댐의 외래어종이 임하호로 유입되고, 임하호의 탁수가 안동댐으로 흘러들어 생태계가 교란되고 주민들의 생존권도 위협받게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명분용이고 수자원공사에서 어업권을 사들이고 유료 낚시터 운영 등의 수익사업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봉화~영주~예천 등 백두대간 남쪽을 흐르는 내성천 중류에 건설하는 영주댐 공사의 경우 오래전부터 시작됐지만, 범국민적 관심이 최근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영주댐 공사 중단 및 철거와 내성천 생태국립공원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서울에서 열리고, 매주 월요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내성천 살리기 영주댐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천성산으로 유명한 지율 승려는 수년째 내성천 강가에 체류하면서 강의 변화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모래가 흐르는 강' 2편인 '물 위에 쓴 편지'를 곧 인터넷에 공개·배포할 예정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생태공동체운동본부는 지난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주댐 공사 중단과 내성천 인근 마을을 생태국립공원으로 지정 하라"고 촉구했다. 이날부터 매주 월요일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내성천 살리기'를 위한 피켓시위도 진행한다. 녹색연합은 오는 23일과 24일 내성천에서 생물다양성조사를 한다고 한다. 삵, 수달, 솔부엉이, 흰수마자 등 내성천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들을 시민들이 직접 조사하고 기록하여 '생물다양성 온라인 지도'를 만드는 활동이다.

내성천은 금빛 모래가 100㎞나 이어지는 생태 보고지로 인류자연유산 등재운동도 펴고 있다. 내성천은 한국에 강 중 거의 마지막으로 남은 자연하천이다. 멸종위기 1급 물고기 흰수마자와 천연기념물 먹황새의 얼마 안 남은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내성천을 살릴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당국은 진정성을 갖고 내성천 수호 시민단체들에게 다가가서 대화를 해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지난 절차적 과오에 대해 사과하고 함께 합리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사회 갈등이 과거 노사관계 등에서 환경 인권문제 등으로 변화하고 있는데도 공기업 등 당국은 여전히 강경일변도의 국책사업추진 등 후진적 대응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천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내성천이 이대로 파괴되어야만 하는 건가하는 국민들의 절규를 경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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