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빚어낸 꽃이 나비라면

저 입술, 날개 달고 얼굴에서 날아오른다

눌꺼풀이 닫히고 열리듯

네게로 건너가는 이 미묘한 떨림을

너는 아느냐

접혔다 펼쳤다 낮밤이 피고 지는데

두 장의 꽃잎

잠시 머물렀다 떨어지는 찰나

아, 어, 와, 우 둥글게 빚는 공기의 파동

한 우주가 열리고 닫히는 그 순간

배추흰나비 분가루 같은

네 입김, 어디에 머물렀던가?

<감상> 떨림이 있는 순간, 얼굴은 미세한 경련을 일으킨다. 접혔다 펼쳤다 낮밤이 피고 지는 것처럼 나비는 허공에 공기의 파동을 일으킨다. 나비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지금 세상은 거미줄처럼 총총 서로 엮여 있다. 서양과 동양, 북극과 남극 그 모든 지역이 한 순간의 이론으로 서로 손잡고 있다.(시인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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