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성화봉송주자 1명도 없어

지난 5월말 현재 국내이주외국인이 160만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다문화시대가 보편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에 따른 정책적 준비는 요원한 실정이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정책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국내이주외국인은 167만6천715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문화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국제결혼 증가가 매년 10%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오는 2020년께는 전체인구의 20%가량이 다문화 가정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다문화사회에 따른 정책적 대안마련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같은 인식이 뒤따르지 않아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례로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범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지난 13일 인천을 출발해 전국 순회에 나선 성화봉송주자들을 살펴보면 지자체별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도가 극단적인 차이를 보였다.

경북지역의 경우 지난 18일 성화봉송행사를 가진 포항시를 시작으로, 19일 경주시, 오는 9월 3일 문경시와 구미시, 9월 4일 청도군, 9월 11일 안동시 등 6개 시군에서 봉송행사를 갖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들 6개 시군중 경주시와 구미시, 안동시에서만 다문화 가정이 봉송주자로 선정돼 행사에 참여하는 반면 포항시와 문경시, 청도군은 단 1명도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화봉송주자는 당초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가 인터넷 신청접수를 했으나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북도내 6개 시군이 공히 신청자가 턱없이 모자랐다.

이에 따라 각 시군 업무주관부서가 임의적 또는 권유를 통해 인터넷 신청을 하도록 해 6개 시군 58개 구간 주주자 및 부주자를 확정지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경주시는 45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만큼 다양한 계층에서 참여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노인회장, 학생 등은 물론 다문화가정까지 참여를 유도했다.

이 결과 경주시는 8개 구간중 2개 구간에 키르키즈스탄·필리핀·베트남·일본·중국출신의 이주노동자 및 결혼이민자 6명을 주주자 및 부주자로 참여시켰다.

안동시와 구미시 역시 비슷한 상황에서 다문화 가정 참여자 3명씩을 추천받아 1개 구간 주주자 및 부주자로 확정했다.

반면 13개구간으로 나뉘어진 포항시의 경우 신청자가 부족하자 해당 부서 등과 논의했지만 결국 지역 체육계 인사 위주로 주자를 선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경북 제1도시이자 글로벌 도시임을 자부해 온 포항시가 정작 중요한 대목에 와서는 다문화 가정을 홀대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포항시에는 현재 다문화 가정이 1천800가구를 훌쩍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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