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가혹행위 등 병영 일탈행위, 자식 군대 보낸 부모들은 좌불안석, 반짝 대책보다 근본 해결책 세워야

엽기적 가혹행위를 받다 숨진 육군 28사단의 윤모 일병 사건에 이어 육군 6사단 남모 상병 폭행 및 성추행 등 병영 일탈 행위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면서 병영 생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는 좌불안석이다.

국방부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병영문화개선대책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타근절'의 명령서가 전군에 하달된 것이 30~40년 전이다. 사고 때마다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군대내 폭력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방부나 국회 국방위원회 국회의원들의 대책 방안이라는 게 대부분 과거 대책과 비슷하다. 아울러 군대의 존재 이유인 전투력 약화문제는 생각조차 않고 반짝 대책이나 아이디어만 생각하고 있다는 걱정스러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군내에 구타 폭력 등 범죄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병영문화 탓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나 안이한 대책이다. 군내 폭력사태가 일어나도 제대로 처벌을 받고 있지 않고 있다. 군내 사법제도 개혁이 요구된다. 군 검찰, 군 법원의 범죄 혐의자에 대해 수사와 기소 판결에 대한 결재권이 지휘관(사단장)이 장악하고 있다. 평상시에 사단장 1인에게 쉽게 말하면 3권이 집중된 불합리한 사법구조로는 군 폭력사고를 근절시키기 어렵다. 전시라면 물론 다르다. 책임을 져야 하는 지휘관이 가혹행위 여부를 판정해야 할 수사와 재판 과정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는 한 엄정한 처벌이 내려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다. 잘못을 저지르면 처벌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가혹행위가 사라진다.

병사들에게 휴대폰(스마트폰)을 허용하는 안도 검토한다. 부대 유지의 핵심인 군 보안을 감안한다면 간단히 실행될 만한 사항이 아닐 것이다. 군 특성상 보안은 생명과 같은 부분이다. 또 내부고발 시 포상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는데, 동료를 고발하는 문화를 만들려는 것은 전쟁을 준비하는 군대의 근본 존재이유를 망각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현직 군 장교들도 사병들과 스킨십 부족으로 사병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장교들 특히 소대장 중대장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구타 및 폭행 처리에 관심을 갖고 적극 대처할 수 있다. 또한 병사들의 내무반 생활 적응 등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휘관을 향한 부하들의 사랑이고, 병사들이 지휘관을 향한 신뢰다. 병사들이 군대생활을 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누구나 군대를 가고 싶도록 해야 한다.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돈으로 권력으로 군대 입대를 빠져나가고 힘없고 돈 없는 가정의 자녀들만 군대 가는 현행 징병구조로는 불가능하다. 가장 우수한 청년들이 가는 곳이 군대이어야 한다. 그런 곳에서 추악한 폭행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는 관료, 정무직, 판검사, 국회의원 공기업 간부 등 사회 중요 직책에 오르지 못하도록 하고 군대 다녀온 제대자들에게 응당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

군대의 생명은 군의 사기이다. 현재와 같이 사기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면 우수 병력이 유입되는 상황은 어려워 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B.C 3세기 초 연나라(현 중국 산서성 하북성) 장수 진개가 고조선을 침략 요서(遼西)를 상실한 이래 900여 회 침략을 받은 나라다. 현 안보상황도 녹록치않은 상황에서 군대 전투력 약화와 군인들의 사기저하는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군 본연의 임무인 군사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고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전투력을 발휘하는 청년들이 마음으로 뭉친 군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