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은 운동선수들의 평생 꿈이자 최고 영광이다.

1924년 조정경기에서 당시 세계 최고기록을 자랑하던 미국의 빌 헤이번즈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금메달을 목표로 밤낮 가리지 않고 고된 훈련을 참아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파리올림픽 출전을 눈앞에 두고 가슴 설레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이 파리로 향해 떠나는 날 빌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의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은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올림픽에 출전해야 할지, 아니면 아내 곁에 남아야 할지 망설였다. 더군다나 코치나 동료선수들, 아내와 담당의사들 마저 올림픽에 출전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자네, 꼭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야하네. 그동안 자네가 흘린 땀과 고생한 것을 생각해 봐. 자네가 아내 곁을 지키지 않아도 지킬 사람은 많아, 염려하지 말게" 가장 친한 친구의 간절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빌은 평생의 꿈인 올림픽 금메달을 포기하고 아내 곁에 남아 아내의 해산을 돌봤다.

비록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아내를 위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28년이 지난 후 제15회 헬싱키 올림픽서 빌에게 전보 한 통이 날아들었다. "사랑하는 아버지 제가 세상에 태어날 때 어머니 옆에서 저를 기다려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아버지가 28년 전에 받으셨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집으로 갑니다" 전보의 주인공은 28년 전 자신이 출전하려 했던 종목 조정, 싱글 1만m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아들 프랭크였다.

직장서 은퇴한 사람들이 꼭 갖춰야 할 '백수오유(白手五有)'가 있다. 첫째 건강, 둘째 용돈, 셋째 아내, 넷째 소일거리, 다섯째 친구 등 '오유'만 갖춰져 있으면 아무리 백수라도 '화백(화려한 백수)'으로 대우받는다. 인생 동반자인 아내가 있으면 남자는 외롭지 않다. 수년간 우울증과 싸우는 아내와의 이혼을 청구한 남편에게 법원이 "부부라면 사랑으로 치료를 도와야 한다"며 남편의 청구를 기각했다. 아내를 위해 금메달도 포기하는 남편도 있는데 병고의 아내를 버리려고 한 남편이 몰인정하다. 아플 때 잘해야 진정 부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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