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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농어업인, 경북의 미래다- (1)김영균·상균씨

경북일보 연중 캠페인‘농어민 氣살리기- 억대 부농 꿈 이룬 예천‘용감한 형제’

이상만기자 smlee@kyongbuk.co.kr 등록일 2014년08월27일 20시47분  
김영균, 김상균 형제는 찌는 더위에도 비닐 하우스 시범 재배 중인 멜론을 하루도 빠짐없이 체크하고 연구하고 있다.

경북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에서 '용감한 형제'라고 불리는 김영균(39), 김상균(36)형제는 불혹을 넘기지 않은 나이지만 각 5년차, 8년차의 젊은 귀농인이다.

잘 나가 던 전문 직장 생활을 포기하고 농촌으로 내려와 농사일을 겁 없이 뛰어든 형제다.

26일 오전 11시 지보면 대죽리 에코팜 종자 증식 현장에서 이들형제을 만났다. 환한 미소와 씩씩해 보이는 두형제는 본지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김영균 김상균 형제가 벼의 생육 상태를 확인하고 방제에 나서고 있다.

마을의 궂은일을 서슴없이 나서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마을 주민들은 용감한 형제로 부르고 있다.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귀농한 동생 상균씨는 우리나라 대형 유통회사에서 농산물 납품업을 하다가 마침, 아버지의 권유로 2005년 예천군에서 진행한 창업후계농교육을 받고 벼농사를 시작했다

작은 규모로 농사를 시작했던 터라 생활비가 부족하고 어려움이 많았다. 상균씨는 하루는 농사, 하루는 막노동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코피가 터졌어요. 심지어 장화를 신은 채 현관에서 자다가 다시 일하러 나가기를 반복 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다 한 종묘회사에서 종자 채종업 할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상균씨는 조사를 통해 종자채종이 단위면적당 수익률이 가장 높고, 농업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 세계종자산업 시장규모는 약 695억달러(약 74조원)로 한국시장은 약 4억달러를 차지한다. 한 예로 토마토 씨앗 1g의 가격은 최고 18만원에 육박한다. 금 1g에 약 4만원인 것을 생각하면 종자가 금보다 비싼 셈이다.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가는 인구와 줄어드는 농업종사자로 인해 향후 20년 이내에 식량난이 가속화 될 것이며, 종자산업의 발전 가능성과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농업인들은 종자채종에 관한 정보가 없어 시도하기를 꺼렸다. 상균씨는 "아무도 모르는 것을 내가 안다면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죠"라며 "무보수였지만 농사일을 하다가도 종묘회사에서 부르면 바로 달려가서 종자채종을 배웠어요"라고 말했다. 그 뒤 1년. 상균씨는 종묘회사 회원으로 등록돼 자신의 땅에서 종자채종을 시작했다.

상균씨가 종자채종을 하며 자리를 잡았을 무렵. 서울에서 사업하던 형 영균씨가 지난 2009년 종자채종에 동참했다.

영균씨는 "항상 귀농을 꿈꾸며 정보를 모으던 중 '골든씨드(Golden Seed)'라는 단어가 계속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관련된 내용을 스크랩하고 먼저 귀농한 동생에게 연락했는데 마침 종자채종을 하고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형 영균씨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오자 아내를 설득해 서울시 마포구에서 14년간 하던 유아용품 사업을 접고 귀농했다.

영균씨는 "당시 집 ,매장, 제조된 장난감은 온라인으로 다 팔았죠. 헐값에 팔았는데 정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라며 "처음에 귀농을 반대하던 아내도 지금은 '진작 내려올 걸…'하더군요. 아토피가 심했던 아이들도 이제는 다 완쾌 됐습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합심한 두 형제는 종자채종을 자신들의 수익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기업을 세우기 위해서는 사업계획서가 필요한데 문서를 작성하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영균씨는 "머릿속에 구상한 사업을 말로 설명하는 건 쉬운데, 막상 글로 옮기려니 먹통이 되더군요"라며 "동생과 고민하다가 '군청에서 도움을 좀 받아볼까'하며 찾아갔죠"라고 말했다.

형제는 예천군 농정과 귀농지원T/F팀을 찾아가 본인들이 생각하는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담당자는 "수치화와 데이터화 시키면 좋겠다. 함께 만들어보자"며 형제를 도왔다. 그렇게 사업계획서가 만들어졌고, 지난 2012년 형제는 '㈜한국에코팜'이란 사회적 기업을 세웠다.

더불어 이 계획서를 바탕으로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지역 브랜드 일자리사업 경진대회' 우수상과 SK행복나눔재단 주최 '제7회 세상 사회적기업 컨테스트'에서 지방,농업 분야 최초로 3등을 수상했다.

벼농사부터 시작한 두 형제는 현재 종자채종으로 연간 2억5천만원 이상 이익을 올리고 있으며, 이들이 세운 ㈜한국에코팜은 예천군, 정부기관과 종자 채종분야 사회적 기업 모델, '희망씨앗 프로젝트' 업무 협약 체결 등 농산물 종자생산은 물론 일자리와 수익까지 창출하고 있다.

영균씨는 "조금 더 일찍 군청을 찾아갔더라면 시행착오나 고생도 덜하고, 목표도 앞당길 수 있었다는 생각해요"라며 "다른 귀농인분들도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관공서나 귀 농인협회 등과 함께 고민하면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총성 없는 전쟁이 종자전쟁"이라며"더 많은 연구와 노력으로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귀농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예천군 농정과 귀농지원T/F팀장은 "예천군에서는 기본적인 귀농·귀촌 지원정책 외에도 선배귀농인, 연계기관 관련 인프라를 통해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며 "이런 정보를 잘 활용한다면 더욱 빨리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지보면 대죽리에 450년전 마을의 각성 바지들의 분쟁을 막고 마을의 화합을 위해 현대 사회인들에게 교훈을 주는 말(言塚)무덤을 만든 김덕공씨의 31대 후손들이다.

한편, 예천군에서는 2009년도에 귀농지원조례를 제정해 지원근거를 마련했다. 또 2013년 1월부터 업무전담 부서인 귀농지원 T/F팀을 별도 설치해 대도시 박람회참가 홍보, 개별상담 등 각종 지원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원 사업으로는 귀농인 이사비용 지원, 빈집수리비 지원, 귀농정착 지원, 현장실습지원, 농업창업 융자금 등 귀 농인들이 조기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예천군은 현재까지 355건의 귀농·귀촌인 상담과 최근 3년간 5억8천만원을 지원했다. 이를 바탕으로 예천군에는 지난 2013년도 기준 총 539 가구, 1277명이 귀농·귀촌했다. 또 예천군의 올해 도시민농촌유치지원 및 귀농·귀촌 지원 예산은 5억9천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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