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비용으로 더 많은 수익 창출은 바람직하지만 비용보다 혜택도 생각해야

김찬곤 경북과학대학 교수

지난 7월 말 '랩어카운트'에 대한 어느 일간지의 특집기사가 있었다. 랩(wrap)은 무엇을 '감싼다'는 뜻이고, 어카운트(account)는 '금융계좌'를 의미하니까 직역하면 '감싼 계좌'인 셈이다. 즉, 고객이 맡긴 돈을 안전하게 잘 감싸서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금융상품명이다. 개인 투자자로서는 매일 자신이 투자한 특정상품에 주의를 기울이는 수고를 덜 수 있고, 전문가에게 투자결정을 맡김으로써 손실발생을 피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출시부터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고 있다.

또 최근 어느 매체는 우리나라 농촌문제의 모범적인 해결 답안으로 '농업 6차 산업'을 제시하여 크게 주목받았다. 현재도 '6차 산업'에의 적용은 곧 농촌성공의 열쇠라고까지 홍보하고 있다.'6차 산업'은 농업 자체와 그 지역 특산물 등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는 산업, 그리고 당해 농촌관광프로그램 산업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여기저기서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달 '4K 동영상카메라'에 대한 특집 기사가 어느 일간지에 대대적으로 나왔었다. 이는 풀HD 4배에 해당하는 830만 화소의 고해상도를 기록하는 카메라라고 하는데, 'DSLR카메라'와 같은 해상도 수준은 물론, '미러리스 카메라'와 함께 활용되는데 최근에는 1장당 3천 200만 화소의 동영상촬영이 가능해지면서 일반 정지된 사진과 동영상의 경계가 사라질 정도의 뛰어난 기술의 현실화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언뜻 보면 매우 획기적인 신상품으로 보이지만 상품의 특징은 이미 존재하는 여러 상품의 장점을 나름대로 혼화한 것으로 보인다. 부분적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신상품이라 할 수는 있겠지만, 시중의 많은 증권사들의 기존 상품과 비교하여 눈에 띄는 두드러진 장점이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농업 6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몇몇 지자체들의 반응은 마치 이것이 농촌을 살리는 만병통치약쯤으로 여기는 듯하지만, 그런 환경을 물려받은 일부 농촌에서만 적용 가능하고 그렇지 못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으며, 오히려 본연의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산만한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똑똑해지고 있다는 내용의 카메라 진화는 더욱 그렇다. 기술의 발달이 제품에 반영된다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굳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그런 고급기능은 몇몇 전문가들에게는 반가운 일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사진 수 백 장을 일시에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능 등은 그다지 소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사족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정한 비용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만 소요되는 비용에 비해 증가되는 편익이 적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랩어카운트'가 밝힌 1년 수입률 50%라는 것에 밝히지 않은 비용은 얼마인지. 일부 적용 가능한 '농업6차산업'의 전체 농촌에 대한 일반화가능성에 대한 검토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기능이 추가된 카메라의 편익은 소요되는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그래서 필요해 보인다. 들어가는 비용보다 나오는 혜택인 '한계효용'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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