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주연에 젊은 패기로 임해

북한군에 맞서 전선을 지키던 학도병(영화 '포화 속으로')으로 시작해 사랑하는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공작원이 된 소년(영화 '동창생')을 거쳐 '타짜'로 돌아온 남자.

오는 3일 개봉하는 영화 '타짜: 신의 손'에서 주연을 맡은 그룹 빅뱅의 탑(본명 최승현·27·사진)은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번 영화 출연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무모한 도전이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승우(34) 주연의 전작 '타짜'(2006) 그림자가 강하게 드리운 데다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가 대작의 주연을 맡았다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 패기로 이번 영화에 임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 큰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무모한 도전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저한테는 추억이에요."

극중 최승현이 맡은 함대길은 삼촌 고니를 닮아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을 가진 젊은이다.

함대길은 고향을 떠나 서울 강남 하우스에서 '타짜'로 화려하게 데뷔하지만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는다. 그는 우연히 고니 파트너였던 고광렬(유해진 분)을 만나고 그와 함께 악한 사채업자 장동식(곽도원), 전설의 아귀(김윤석)와 승부를 벌인다.

최승현은 '타짜: 신의 손' 함대길 역을 제의받고는 "너무 적나라하게 센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한참 동안 고민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머리가 아팠죠. 함대길이 여러 인물과 만나고 헤어짐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캐릭터가 흔들리면서 제가 헷갈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어요. 그렇게 캐릭터를 조금이라도 놓치면 영화에 피해가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타짜: 신의 손' 연출자인 강형철 감독을 만났고 그의 단단한 에너지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게 최승현의 이어진 설명이다.

그는 "'함대길이 이 시대를 살아간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만 채 그의 대리인으로서 연기하려고 했다"면서 "어떤 욕심도 없이, 부담감보다는 무덤덤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신세경(24)과 이하늬(31) 등 뭇 여성과 사랑을 나눈다. "멜로물 자체가 처음"이었다는 최승현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두 여자와의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세경에 대해서는 "그렇게 주변 사람들을 많이 배려하는 여배우는 처음 봤다", 이하늬에 대해서는 "정말 화끈해서 친누나 같았다"고 칭찬했다.

최승현은 빅뱅으로 데뷔한 지 어느덧 8년차에 접어들었다. 가수와 배우를 오가면서 느끼는 바가 적지 않을 듯하다.

"작품 촬영이 끝나고 음악을 하려면 다시 페달을 밟고 올라타기까지 한 두 달이 걸려요. 가수를 하다 연기를 하면 마치 첫 작품을 촬영하는 느낌이 들구요. 그러나 가수와 배우 모두 할 수 있는 건 굉장한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무대와 연기를 오가면서 노하우가 쌓이고 그런 점은 계속 진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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