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에 소재한 기업 본사의 수도권 이전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한다. 포스코 계열사와 외주사들이 점차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실정은 우려스러운 현실이다.

포항보다 뒤늦게 출발한 충남 당진과 전남 광양이 철강산업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진은 부도난 한보철강이 현대제철로 거듭나면서 철강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한보철강을 인수한 현대제철이 거액을 투자하며 여의도 면적의 2.5배나 넓혔다. 현대제철이 포항공장 투자를 계획했던 특수강공장을 당진공장에 건설한 것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1일 시 회의에서 "공직자들이 안이한 자세로 대응하면 지역은 발전할 수 없다"고 한 것을 계기로 지금이라도 신발끈을 동여매야 할 것이다.

포항 본사를 옮기는 기업들에게 기업들의 도리를 기대하지만 기업은 도리로 경영하는 곳이 아니다. 기업인들의 도리에 기댄다면 순진한 발상이다. 철저히 이익을 추구하는 곳이 기업이다. 우리지역이 노동력 정보 그리고 교통, 숙박, 주거 인프라, 문화자원이 집중된 수도권에 비해 과연 투자효과와 경영편익이 있는지 기업측면에서 역지사지 해봐야 할 것이다.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들의 수도권 이전 움직임에 일찌감치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해 오늘날의 기업 본사 탈출 현상이 일어났도 해도 누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포항시 뿐만아니라 경상북도와 지역 노동자 시민까지 관심을 가지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1차기관은 포항시청이다.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 정말 고민하고 새로운 의식 전환으로 행동하고 실천해야 한다. 아울러 포항제철소의 24시간 꺼지지 않는 고로의 불꽃처럼 포항지역 노동자들의 노동을 향한 열정이 포항 경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부산 경기가 침체된 것 중의 하나가 기업의 본사가 대부분 서울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부산항에 입·출항하는 선사 134개중 부산에 본사를 둔 곳은 한 곳 뿐이다. 지금 수도권 중소도시들은 불야성이다. 우리 대구, 포항, 구미는 어떤가. 대구 경제가 쇠락해도 포항, 구미가 떠받들어줌으로서 경북권 500만 도민은 지금까지 경제생활이 타 지역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구미의 대기업 공장이 파주로 이전한 뒤 구미의 경기가 예전 같지 않다. 포항마저 경기가 위축한다면 경북권 전체로 파장이 미칠 것이다. 포항의 기업 탈출현상에 경상북도와 대구시가 수수방관할 수 없는 이유다.

중앙정부와 국회·정당도 이 문제를 지방낙후차원에서 심각히 분석해봐야 한다. 지난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86곳은 본사를 수도권에 뒀다. 지방에 본사를 둔 100대 기업은 14곳에 그쳤다. 광주에도 1곳 있지만 대구는 하나도 없다.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은 정부 일부 부처가 충청도 세종시에 옮기고 공공기관들도 지방 혁신도시로 본사를 옮기고 있는 등 행정 공공기능이 지형균형발전의 대전제 아래 지방으로 분산되는 것과는 상반된다. 정치 행정과 경제간에 불균형 현상이다.

포항, 경주는 일본, 러시아와 가장 가까워 국가적으로나 기업으로서나 집중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또 경북대 한동대같은 지방 명문대학이 있고, 영일만 신항만 등이 이미 갖춰진 만큼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처럼 개발 가치가 높은 경상도 동부권의 산업정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역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한국 공업화를 이끈 것은 포스코와 포항의 철강산업이다. 기업 본사 수도권 이전 더 이상 방치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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