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기술 투지로 극복, 강호 포철고 8대 7 제압, 대회 최대 이변 만들어내

4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경주고와 포철고간 제42회 봉황대기고교야구 16강 경기서 승리를 확정된 뒤 기뻐하는 경주고 선수들.

지난해 12월 재창단한 경주고가 2학년 6명과 1학년 8명 등 14명의 초미니 선수단으로 제42회 봉황대기 8강에 오르는 대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1998년 대붕기 우승과 2003년 대통령배 준우승 등을 일궈냈던 경주고는 2008년 해체됐다가 지난해 12월 13일 재창단식을 가졌다.

하지만 1,2학년들로만 급하게 구성한 팀이어서 정상적인 전력도 갖추지 못했지만 지난 8월 대통령배 대회 1회전에서 신일고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었다.

경주고는 이번 대회 출전을 앞두고 밝힌 출전소감 역시 '경험과 기량이 부족한 1,2학년 내년께나 전국대회 8강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런 경주고가 4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포항제철고와의 16강전에서 7회초 단 한번의 찬스에서 대거 6득점하면서 8-7로 승리, 8강진출의 꿈을 이뤄냈다.

기량과 경험치는 부족했지만 승리를 향한 투혼이 빛났다.

무엇보다 지난 2일 공주고전에서 8이닝동안 126개의 공을 던졌던 에이스 김표승은 이틀만에 선발로 등판해 또다시 80개가 넘는 투구로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포수 장형욱은 3회 수비도중 왼손 엄지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미트질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9회말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까지 안방을 지켜 관객들까지도 숙연케 했다.

경기는 3회 경주고와 포철고가 나란히 1점씩을 뽑은 뒤 팽팽한 승부를 펼치다 7회초 경주고가 추가점을 올리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7회초 선두타자 8번 양현모가 좌익선상 2루타를 치고나간 뒤 갑작스레 난조를 보이기 시작한 한승진과 변진성으로부터 연속 볼넷 3개와 추가점을 올렸다.

하지만 포철고는 7회말 반격에서 경주 선발 김표승의 갑작스런 난조와 바뀐 투수 최시찬의 몸에 맞는 볼 등을 엮어 2득점, 역전에 성공했다.

승부는 8회초 갈라졌다.

경주고는 8회초 선두타자 장지훈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박도윤이 투수땅볼로 물러났으나 이후 볼넷과 몸에 맞는 볼 2개로 1점을 뽑은 뒤 박성우의 싹쓸이 좌측2루타 등을 엮어 대거 6점을 뽑아내며 8-3으로 달아났다.

포철고도 순순히 경주고를 놔주지 않았다.

8회말 반격에서 2점을 뽑은 포철고는 9회말 선두타자 김정호가 3루수 실책으로 진루한 뒤 연속 볼넷 2개로 만든 무사 만루찬스에서 2번 송비호의 2타점 적시타로 7-8로 따라 붙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포철고를 외면했다.

포철고는 계속된 무사 1,2루 찬스에서 3번 문영석의 타석때 런앤드 히트 작전이 걸었지만 잘맞은 타구가 경주고 유격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 1,2루까지 모두 잡히는 트리플플레이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같은 날 북일고·경주고·유신고·충암고·휘문고·부경고·안산공고·용마고 등 8강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이들은 오는 11일부터 포항야구장에서 봉황대기를 향한 승부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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