汎愛衆而親仁 (범애중이친인)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며, 어진 사람과 친하게 지내라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성인이 되지 않은 자제들이 지켜야 할 금쪽같은 교훈이다. 흔히 공부에는 글 읽는 것이 거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책을 읽고 배웠다. 옛날에도 마찬가지로 수많은 좋은 글들이 있었다. 그런데 공자는 이 책들을, 행하고 남는 힘이 있을 때 배우라 한다. 그럼 무엇을 행하고 남는 힘이라는 걸까?

첫째, 집안에 들어오면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히 하라. 효도는 백 가지 행실의 으뜸이라 했다. 나를 낳고 길러주시고 공부시켜 주시며 나를 위해 갖은 노고를 다 하시는 부모님께 잘해 드려야 한다. 사회에 나가 공손하고 예의 바르다면 누구나 좋아할 것이다.

둘째, 삼가고 믿음이 있어야 한다. 몸과 마음가짐을 삼간다면 실수와 허물이 적을 것이다. 세상살이의 기본은 믿음이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으면 곧 인정을 받는 것이 된다.

셋째, 널리 대중을 사랑하라. 효도하고 공손하고 삼가며 남에게 믿음을 주더라도 모자라는 덕목이 있으니, 곧 사랑이다. 이 사랑은 어떤 한 남자나 여인이 아니라 널리 대중을 향한 것이다. 박애의 마음이 풍부해야 참된 인간이 될 수 있다.

넷째, 어진 사람과 친하게 지내라! 현명한 사람을 가까이하면 저절로 감화되어 인격이 전반적으로 서서히 좋아진다.

이 네 가지를 잘 실천하고도 남는 힘이 있으면 글을 배우라는 것이 공자교육론의 기본 틀이다. 오늘의 교육과 비교해 사람됨이나 실제행동을 얼마나 중시했나를 알 수 있다. <학이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자제들은 들어오면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하며

弟子 入則孝 出則弟(제자 입즉효 출즉제)

二. 삼가고 믿음직스러울 것이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謹而信 汎愛衆(근이신 범애중)

三. 어진 이와 친하게 지낼 것이니

而親仁(이친인)

四. 이것을 행하고도 남는 힘이 있으면 곧 글을 배울 것이니라.

行有餘力 則以學文(행유여력 즉이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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