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영천 붕괴사고 이어 경주 북군저수지 누수…경북 78% 노후에 지자체 예산타령만

경북지역 저수지의 붕괴와 누수가 이어져 저수지 안전이 '위험수위'에 도달해 예산타령만 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경북도내 저수지는 안전사고는 영천 괴연저수지와 경주 산대저수지가 붕괴된데 이어 추석을 하루 앞둔 7일 경주 북군저수지 누수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주민들과 '불안한 동거'를 계속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의 저수지는 모두 5천544곳으로 전국의 32%를 차지해 가장 많다. 이 가운데 물을 가둔지 50년이 넘는 저수지는 78%인 4천311곳에 이르고 있다. 저수지 내구연한이 60년인 점을 감안하면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들 잠재위험을 내포한 저수지 정비예산은 6천43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현재 매년 260억원의 지방비만 투입되고 있어 턱없이 부족하다.

이처럼 도내 곳곳에 노후·위험 저수지가 산재해 있지만 현행대로 지방비로 이들 저수지를 정비할 경우 24~25년 걸릴 지경이어서 주민들의 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경북도와 해당 지자체는 국비지원 등 예산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주민의 안전과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주시 북군동 주민들과 펜션에 연휴를 즐기러온 관광객들은 추석 하루전날인 7일 북군저수지 수문이 고장 나 수로로 많은 물이 쏟아져 한때 대피하는 소동을 벌이는 등 불안한 가슴을 쓸어 내렸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0시30분께 북군동 북군저수지에서 많은 물이 새어나와 붕괴할지 모른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

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 직원 등 관계자들이 현장 점검을 한 결과 저수지 수문 부위에서 많은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북군동 일대 주민들을 대피토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오전 1시10분께 대피를 알리는 비상 방송을 듣고 인근 초등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주민 대피 이후 농어촌공사는 저수지 누수 상태를 재점검한 후 일단 붕괴 위험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오전 2시50분께 대피령을 해제했다.

농어촌공사는 점검 결과 저수지에서 물이 새어나온 곳이 저수지 물을 하류로 방류하는 복통 부위로 확인하고 응급복구를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북군저수지는 북군동 일대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71년 준공됐으며 높이 10m, 길이 147m 규모로 저수량은 총 11만7천t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최근 경북지역 저수지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민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29일 청송군 부남면 구천저수지의 둑이 일부 유실에 이어 8월 21일 영천 괴연저수지의 둑 일부가 무너져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4월 12일에도 1964년 축조된 총저수량 24만6천t 규모의 경주시 안강읍 산대저수지 제방 일부가 붕괴돼 농경지와 주택, 상가 등이 침수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노후된 저수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비가 올때면 불안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달 27일 기획재정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지방재정협의회에서 "시·군이 관리하는 노후·위험 저수지 정비사업을 지역발전특별회계(도 자율편성)에서 국비보조사업으로 추진해 달라"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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