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광산 선광장’ 등 근대사 아픔 현장·마을 길흉사 함께한 시간 고스란히

무창리 산돌배나무

근대문화유산은 국보와 보물과 달리 근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개항 개화기 무렵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 전후까지의 시기에 만들어진 건조물이나 시설물, 산업물, 역사유적, 각종 예술품 등을 일컫는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경북지역에도 근대문화재와 명승, 각종 기념물 등 근대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근대문화유산은 일제의 약탈과 6·25전쟁, 산업화 등을 거치면서 수난을 당했고, 소유자의 재산권 제약 우려로 보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현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근대문화유산 보존 정책에 맞춰 그도안 숨겨지고 소외됐던 근대문화유산과 기념물에 대한 홍보를 통해 관광객 유치 확대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용화광산 선광장

경북일보는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도와 친근감을 제고시키기 위해 근대문화재와 기념물에 대한 소개를 해 본다.

△영양 용화광산 선광장

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394-4번지 일대에 위치한 용화광산은 일제 시대 광물 수탈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우리 근대사의 아픔의 현장으로 근대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 때 일제가 광물수탈 목적으로 만든 제련소와 선광장(選鑛場)이 있던 자리로 1939년부터 일제는 현재의 공원 건너편 일월산에서 채굴한 광석을 이곳으로 운반해 유용광물인 금·은·동·아연을 선별하고 제련했다.

답곡리 만지송

당시 제련소의 종업원수가 500여 명에 달했고, 인근 주민 1천200명이 거주했으며 그때부터 전기가 공급됐다 한다. 광복 후에도 광산은 계속 운영되었으나 채산성이 떨어져 1976년 폐광이 됐는데 공원 일대는 금속제련과정에서 사용한 화학성독성물질과 폐광석 등으로 토양오염이 심해져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고, 오염된 침출수로 인해 계곡에도 물고기가 살지 못한 채 30년 간 방치돼 있었다.

영양군은 이 일대 18만 99m에 2001년에 32억원을 투자해 오염원을 완전밀봉해 매립한 후 공원부지로 지정했고, 2004년 8억원을 투자해 공원을 조성했으며, 지금도 공원 뒤쪽으로 선광장의 흔적이 남아 있다

시무나무·비술나무 숲

△영양 감천 측백수림

감천 측백수림은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 제114호로 항일 시인 오일도 선생의 생가가 있는 마을 앞 반변천 건너편 영양군 영양읍 감천리 산171번지 절벽 위에 있는 측백나뮤 군락지다.

이 수림은 감천1리 마을앞에 끼고 도는 반변천의 깎아지른 절벽 사이에 도도히 흐르는 강줄기를 바라보며 붙어있는 측벽수림은 흡사 병풍과 같으며, 측백수가 들어선 석벽에는 기묘한 바위와 수림이 어울려 신비롭기만 하다.

영양 측백나무는 중국에서 도입되어 들어왔다는 학설을 부인하는 중요한 학술적 증거가 되기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으며, 숲 내의 측백나무 높이는 3∼5m로 그리 높지 않으며 지름은 보통 10㎝ 정도이다.

감천 측백수림

△영양 답곡리 만지송

답곡리 만지송은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 제399호로 영양군 석보면 답곡리 마을 뒷산 산 159번지에 위치한 소나무이다.

나무의 가지가 아주 많아 '만지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옛날 어떤 장수가 전쟁에 나가기 전에 이 나무를 심으면서 자기의 생사를 점쳤다고 하여 '장수나무'라고도 불린다.

만지송의 나이는 약 4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12.1m, 둘레는 3.94m에 이르며, 외형적 특징으로 나무의 모양이 3개의 줄기가 접합돼 있는 것 샅아 보이지만 실제는 지표에서 60㎝까지 외줄기로 되어 있고 나무가 자라고 있는 지반은 서편에서 동편으로 비탈져 있는데 서편 줄기가 지표로부터 60㎝부분에서 4개로 갈라져 올가가면서 꾸불거리고 많은 가지가 상향·수평·하향으로 뻗어 수형이 거의 반원형이다.

나무가 위치한 답곡리의 마을 사람들은 만지송을 마을을 지켜주는 나무라고 여겨 왔으며,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여인이 만지송에 정성스럽게 소원을 빌어 아들을 낳았다는 전설도 있다.

△영양 주사골 시무나무와 비술나무 숲

주사골 시무나무와 비술 나무 숲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476호로서 영양군 석보면 주남리 산 82-1번지에 위치해 있다. 주사골에는 숲 2개소가 유존하는데 위 숲과 아래 숲으로 나뉘며 위 숲은 면적 9천917㎡, 아래 숲은 7천546㎡로 시무나무,비술나무, 말채 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산팽나무 산뽕나무 등 위 숲 59그루아래 숲 122그루 등 모두 181그루가 자라는 주사골 마을의 풍치조성과 방풍 및 수해방비 목적으로 조성된 다양한 수종의 숲이며, 대보름에는 동제당에서 동제를 지내고 마을공원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주사골은 예전에 강씨들이 살았던 마을로 전해지고 있으나 대홍수로 마을을 떠난 후 주곡공(做谷公) 이도(李櫂 : 1636~1712)와 주계공(做溪公) 이용(李榕 : 1640~1693) 형제가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풍치, 수해방비 및 방풍 목적으로 본 숲을 조성한 것으로 전해지며,주사(做士)골이라는 지명도 주곡공과 주계공의 호에 따른 것이다.

이 숲은 시무나무와 비술나무의 흔하지 않은 구성과 위 숲과 아래 숲으로 구분해 중첩시켜 놓았다는 점에서도 다른 곳의 비보림보다 이색적이며, 오래된 수행방지 숲으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크고, 우점종을 차지하는 시무나무는 가시가 달린 느릎나무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써, 느릎나무와 느티나무의 중간을 잇는 식물로 한국적인 맛을 풍기는 희귀식물로서 최고수령은 350년 정도며, 윗쑤와 아랫쑤(숲)로 2개 수림대로 분리돼 있으나, 경작으로 인한 일부 잠식이 있기 전까지는 하나로 서로 연결돼 있었다.

△영양 무창리 산돌배 나무

무창리 산돌배 나무는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519호로 영양군 영양읍 무창리 372번지에 위치해 있다. 이 나무는 마을이 생길때부터 당산나무로 모셔왔으며 매년 정월 대보름과 마을 흉사가 있을 때는 반드시 제사를 올렸다고 하며, 이 나무에 꽃이 피는 모습으로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등 오랫동안 마을의 역사와 함께했다.

산돌배 나무는 키 16.5m, 밑둥둘레 2.8m, 나무갓 폭이 동서 19.6m, 남북 20.4m로 규모가 매우 크고 수형이 아름다우며, 마을의 당산목으로 보호돼 온 점에서 생물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민속·문화적가치가 인정된 것이다.

천연기념물 519호로 등재된 영양의 산돌배나무는 당산나무로, 수령 2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매년 정월대보름과 마을 흉사 때는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이 제사를 올리는 영험한 나무이 나무는 매우 큰 산돌배로 규모가 매우 크고 수형이 아름다우며 생육상태도 양호한데다, 마을의 당산목으로 보호돼 온 점에서 생물학적 가치 뿐 아니라 민속·문화적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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