克己復禮(극기복례) 자신을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라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안연은 곧 안회이니, 공자가 가장 사랑하던 수제자다. 인품과 재능이 뛰어나 자신의 도를 더욱 빛내고 발전시키리라 기대했는데, 그러한 제자가 32세로 단명하자 하늘이 자기를 버렸다고 공자가 통곡하였던 사람이다. 연淵은 자字이고 회回는 이름이라, 스승이 제자를 부를 때는 이름을 부르므로 늘 "회야!" 하고 다정히 불렀었다.

이 안연이 공자에게 인仁을 물었다. 이것은 인의 내용과 인의 체득방법까지 포함된 본질적인 질문이다. 알다시피 공자의 핵심철학은 인이다. 인은 말하기도 가르치기도 배우기도 어렵다. 그런데 이제 이것을 자신의 수제자에게 분명하게 가르쳐주어야 한다. 여기서 공자의 대답은 딱 네 글자였다. "극기복례!"

극기克己는 자신을 이기는 것이다. 명나라의 왕양명은 산중의 도적보다 마음속의 도적을 잡기가 훨씬 더 어렵다고 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 때로는 저것도 하기 싫고 이것도 하기 싫다. 이 변덕스러운 자신을 타이르고 경책하고 조절하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지만, 그 효과는 커서 마음의 안정과 고요, 그리고 지혜를 가져다준다. 그리고는 마음가짐과 몸가짐, 말씨를 절도 있고 경우 바르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극기복례다. 극기하므로 사념私念이 없어지고 복례하므로 인간세상과 잘 어울릴 수 있다. 사념이 없어지면 공심公心이 충만하여 넓은 마음에 인이 자리하게 된다. 이처럼 내가 능히 극기복례하면 천하가 돌아오나니, 인을 체득하기 때문이다. <자한편>

顔淵問仁 안연이 인에 관해 여쭈었다.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자신을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克己復禮爲仁(극기복례위인)

二. 하루만이라도 자신을 이기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으로 돌아간다.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일일극기복례 천하귀인언)

三. 인은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니, 어찌 다른 사람에게서 비롯되겠는가!

爲仁由己 而由人乎哉(위인유기 이유인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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