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남·북구보건소, 정부 발표 후 신규방문 76% 늘어

애연가 이모(34·포항시 북구 장성동)씨는 지난 11일 정부의 담뱃값 인상 방침을 듣자마자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고 북구보건소 금연클리닉 문을 두드렸다.

이씨는 "연초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실패했다"면서 "내년부터 2천원이나 오른다니 담배가 금배(?)가 돼 더 이상은 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 방침을 발표하자 흡연자들이 지역보건소 금연클리닉으로 몰리고 있다.

지역보건소가 체계적인 금연 상담은 물론 금연보조제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입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포항시 남·북구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4일 동안 보건소를 직접 방문한 신규 등록자는 132명으로 전주 같은 기간 75명보다 57명(76%) 늘었다.

이처럼 금연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현상은 포항 뿐만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16일 북구보건소는 금연 상담과 교육 등을 받기 위해 모인 방문자로 북적였다. 이들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직원의 상담을 받으며 금연 보조제 사용법을 숙지하는 등 금연 성공을 위한 의지를 불태웠다.

한 방문자는 "담뱃값에 그만큼 돈을 투자하기 싫어졌다"며 "가족들도 격려해줘 이참에 꼭 끊고 싶어 보건소를 찾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처럼 방문자들이 줄을 잇자 지역보건소는 금연패치나 껌 등 보조제를 올해 추가로 더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시민들이 연말까지 꾸준히 금연클리닉을 찾을 것 같다"며 "올해 금연보조제를 1천매 가량 구입하는데 지난해에 비해 20~30% 더 늘린 수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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