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남·북구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

주부 A씨(54·여)는 최근 남편과의 사이가 소원해 진데다 자식들이 직장 때문에 타지로 가면서 부쩍 외롭고 무슨 일이든 의욕이 없어졌다.

A씨는 "며칠 사이 기분이 우울해지고 집안 일을 왜 해야하는지 조차 모르겠다"면서 "내 곁에 더 이상 아무도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주부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포항시 남·북구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우울증으로 센터에서 해소프로그램 등 서비스를 받고 있는 여성은 81명이며 이 가운데 주부는 약 6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후우울증을 비롯해 빈둥지증후군에 따른 상실감, 가정불화 등으로 발생하는 우울증은 불면증이나 무기력증처럼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하지만 대부분은 별 다른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이 가능하나 일부는 스스로를 학대해 자살에 이르거나 계속 억눌렀던 감정을 폭발, 남에게 폭언이나 폭력 등으로 표출하고 있다.

더욱이 문제는 스스로 제어하기 힘든 상태가 되면 병원이나 관련 상담소를 찾아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질병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신과 치료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고 폐쇄적인 우리나라의 인식 역시 우울증의 치료를 더디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가족이나 지인이 관심을 갖고 지켜본 뒤 이상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세명기독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창섭 과장은 "우울증도 질병의 하나로 생각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식 전환이 중요하다"면서 "사회 공공시스템을 통해 강연과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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