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學而上達 (하학이상달) 가까운 데서 배워 높이 도달하라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공자는 어릴 적부터 학문에 힘써 마침내 우주의 대도를 관통하였다. 그 표현이 바로 "나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고 하나로 꿰뚫은 사람이니라"라는 말씀이다. 이는 자공의 질문에 답한 것인데, 여기서도 다시 자공과의 문답이 있다.

공자가 "나를 알아주는 이가 없구나" 하니, 자공이 "어찌 선생님을 알아주는 이가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으며 아래에서 배워 높이 도달하였다. 나를 알아주는 것은 저 하늘뿐이구나!" 하며 자탄하였다.

자공으로서는 자신이 공자를 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위나라에서 만나 스승으로 모신 뒤, 부지런히 시봉하였고 경제적 보필은 물론, 가는 곳마다 공자를 위해 주선하였고 만나는 사람마다 스승을 변호하였다. 그럼에도 공자가 너희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였으니, 서운한 생각이 들 수 있었겠다. 그러나 범부는 성인의 경지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도를 알면 우주와 나, 둘이 아니다. 아니, 우주도 없고 나도 없다. 그러므로 하늘을 원망하지도 사람을 탓하지도 않는다. 원망할 주체도 원망받을 객체도 없기 때문이다. 왼발이 가렵다고 오른손이 왼발을 탓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리고 '하학이상달'이라, 내 주변의 일과 산과 물 같은 사물로부터 지혜를 열어 하늘의 이치까지 터득했노라 하였다. 그러므로 자신을 아는 자는 저 푸른 하늘뿐이라고 한 것이다. <헌문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나를 알아주는 이가 없구나.

莫我知也夫 (막아지야부)

子貢曰 자공이 말하길

二. 어찌 선생님을 알아주는 이가 없습니까?

何爲其 莫知子也 (하위기 막지자야)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三.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으며 가까운 데서 배워 높이 도달하였다.

不怨天 不尤人 下學而上達 (불원천 불우인 하학이상달)

四. 나를 알아주는 자는 저 하늘뿐이로구나.

知我者 其天乎 (지아자 기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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