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불꽃축제에 여의도 일대 45만명 운집…안전사고도 속출

2014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4일 오후 서울 여의도와 한강의 밤하늘을 불꽃이 수놓고 있다. 이날 불꽃축제에는 한국, 중국, 영국, 이탈리아 4개국 대표 연화팀이 11만여 발의 불꽃을 쏘아올렸다. 연합

4일 서울 여의도 밤하늘에 꽃들이 만개했다.

이날 '2014 서울 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 등 일대에는 수많은 인파가 가을밤의 정취를 만끽했다.

시민들은 한국·영국·중국·이탈리아 등 4개국 대표 연화팀이 선보인 불꽃 11만 발에 시선을 떼지 못한 채 탄성을 연발했다.

◇ 수십만 시선 빼앗은 불꽃 향연 = 굉음과 함께 솟아오른 작은 불씨들은 하늘에서 춤을 추다 꽃잎으로 변해 스러졌다. 불꽃은 서울의 야경과 어우러져 멋을 더했다.

여의도 일대에 모인 시민 45만명(경찰 추산)을 포함, 1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이 모습을 지켜봤다.

관람객 중에는 경쾌한 배경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거나 춤을 추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쌀쌀한 날씨에 목도리와 담요 등을 미리 챙겨 방한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마포대교에서 딸과 함께 축제를 바라본 강경모(39)씨 부부는 "1회 때 자리를 잘 잡아 바로 앞에서 봤는데 그때의 환상적인 광경을 잊을 수 없어 다시 왔다"며 "김밥과 돗자리, 담요 등을 챙겨 오후 5시 30분께 도착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홍모(22·여)씨는 "중국에서도 이런 불꽃축제를 많이 봤지만 또 다른 멋이 있다"며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에 바빴다.

바람은 제법 차가웠지만 쾌청했던 이날 오후 시민들은 일찌감치 밖으로 나와 자리를 잡았다.

잔디밭과 한강 다리 밑 공터 등 곳곳에 돗자리와 텐트가 등장했고 '숨겨진 관람 명소'로 꼽히는 노들섬, 사육신공원, 선유도 등에도 관람객의 행렬이 이어졌다.

축제 본 무대가 마련된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이미 오후 4시 30분께 15만명이 모였다.

친구들과 오후 2시께 나와 한강둔치에 자리를 잡은 대학생 김민수(28)씨는 "춥고 힘들었지만 자리를 지킨 보람이 있었다"며 "특히 엔딩은 흡사 하늘에 금가루를 뿌린 것 같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화려한 축제의 끝에 남은 쓰레기…안전사고도 속출 = 불꽃은 아름다웠지만 지나간 자리는 아름답지 않았다.

쓰레기 투기와 안전사고 등 예년의 문제가 그대로 반복됐다.

시민 대부분은 본인이 앉았던 자리를 치우며 끝까지 매너를 지켰지만 일부는 몸만 빠져나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곳곳에 먹다 버린 음식과 각종 일회용품 등이 남아 뒹굴었고, 쓰레기통이 부족한 탓에 도로 구석이나 가로수 주변에는 쓰레기더미가 가득 쌓였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동로 마포대교 남단∼여의상류IC 구간 양방향과 올림픽대로·노들길에서 63빌딩으로 향하는 진입로의 차량 운행을 통제했다.

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여의도 일대에 경찰 18개 중대 1천600여명, 소방차 32대와 선박 5정, 소방 인력 139명이 배치됐다.

주최 측인 한화그룹도 500여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을 배치해 안전관리와 질서유지에 힘썼다.

그러나 요트 전복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오후 6시께 강서구 마곡철교 인근 한강에서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요트를 타고 가던 시민 13명이 배가 뒤집혀 물이 빠졌다가 전원 경찰에 구조됐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오후 9시 50분까지 현장에서 147명이 구급 요청을 했다.

이 가운데 무릎 골절, 어깨 탈골 등으로 14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특히 바람이 심하게 불면서 화약재나 먼지가 눈에 들어가 구급요청을 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고, 상태가 심한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미아 신고도 17건이나 됐다.

앞서 경찰과 서울시가 자동차 전용도로의 불법 주·정차에 대해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도로는 멈춰선 차량으로 몸살을 앓았다.

행사 마무리 단계인 오후 9시께부터는 주변 도로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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