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 AG폐회식후 北대표단에 “행동으로 노력하면 결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아시아드선수촌을 나서고 있다. 연합

정홍원 국무총리가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이 끝나고 북한측 대표단과 다시 면담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정 총리는 이날 폐회식이 끝난 직후 행사가 열린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 마련된 한 사무실에 들어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대표단과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는 북측 대표단이 우리 측의 환대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며 요청해와 성사됐다.

우리 측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등도 함께했다. 면담은 7분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황 총정치국장은 "우리는 사실 오늘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아침에 출발해 저녁에 돌아가는데 성과가 많다"며 "소통을 좀 더 잘하고,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로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황 총정치국장은 "우리 성원(대표단)에게 총리께서 시간을 내서 환대해줘서 감사하다. 인천 시민에게도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했으며, "평화통일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배석한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정 총리는 "조금 더 잘해드렸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100번의 말보다 행동이 중요한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행동을 보여줬으니 앞으로 행동과 진정성을 갖고 노력을 하면 엄청난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 총리는 '앞으로 대통로를 열어가자'는 황 총정치국장의 말에 대해 "공감한다"고 답했으며, "같은 뜻을 갖고 헤어지니 기분이 좋다. 남북간에 운동경기를 많이 해서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면담 이후 참석자들은 모두 박수와 함께 악수를 하고 헤어졌으며, 정 총리는 북한 대표단이 차에 올라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뒤 경기장을 나섰다.

앞서 폐회식이 끝나기 10여분 전 북한 김 통일전선부장이 귀빈 관람석에서 잠시 빠져나갔다가 글자가 3분의 2가량 인쇄된 A4용지 1장을 들고 다시 들어왔고, 이를 황 총정치국장, 최 비서와 함께 돌려봤다.

이어 황 총정치국장이 옆에 앉아 있던 김 안보실장과 귀엣말로 대화를 나눴고, 김 안보실장은 무언가를 이석우 총리 비서실장을 통해 정 총리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대표단은 환대에 대한 감사 표시를 위한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통일전선부장이 경기장에 들고 온 A4용지에 무슨 내용이 적혀 있는지, 이것이 재면담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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