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靑 예방 불발…정부 "북측이 시간관계상 어렵다고 밝혀"

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수용하고 10월 말∼11월 초 우리측이 원하는 시기에 회의를 개최하자는 입장을 우리측에 전달했다.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인천을 방문한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등 북측 대표단은 4일 오후 인천 시내 한 식당에서 열린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우리측 대표단과의 오찬회담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열린 제1차 남북 고위급접촉에 이은 후속 고위급 접촉이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2차 고위급 접촉 개최를 제의했지만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 우리 정부의 북한 인권 문제 제기 등에 반발하면서 대화 거부 입장을 피력해 왔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찬을 겸한 회담에서 북측은 우리가 제안했던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10월말∼11월초에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고위급 접촉 개최에 필요한 세부 사항은 실무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북측은 '2차 회담이라고 한 것이 앞으로 남북간의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북측 대표단의 청와대 예방은 이뤄지지 못했다.

임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북측 고위급 대표단을 만나실 용의가 있었으나 북측이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와 시간 관계상 청와대 방문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우리측은 회담에서 북측이 청와대 예방 의사가 있으면 준비할 용의가 있다고 말을 꺼냈지만 북측은 시간 관계상 어렵다고 밝혔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에 따라 북측이 애초 청와대 방문은 염두에 두지는 않았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간이 부족할 경우 북한 대표단이 체류를 하루 더 연장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북측 대표단은 이날 밤 폐막식 참석 뒤 예정대로 귀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대표단은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서는 갖고 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친서는 없었지만 (대남) 메시지를 들고 왔다"며 "오늘은 남북이 참 화기애애하게 (회담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회담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한 언급도 없었다"고 전했다.

남북이 대화 재개에 공식 합의함에 따라 최근 악화일로를 걷던 남북관계가 북한 고위 대표단의 방남을 통해 극적 반전의 계기를 찾게 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