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정 대구 달서경찰서 아동청소년계

교육부는 오는 24일까지 전국 초등 4학년부터 고교 2학년 전체 학생과 전국 600개교의 희망 학부모를 대상으로 '2014년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한다.

경찰과 학교에서는 2학기 개학을 맞아 학기 초 서열다툼으로 인한 학생 간 폭력이 급증할 것을 우려하여 등·하굣길 학교폭력예방캠페인, 학교폭력예방 교육, 폭력써클 해체 등 여러 가지 대책을 적극 실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 덕분에 학교폭력 피해 경험율은 크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얼마 전 경주 여고생이 학교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하여 괴로웠다는 유서를 남기고 울산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하여 안타까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처럼 학교폭력 피해학생은 잊혀질만하면 불쑥 불쑥 불거져 나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런 학교폭력의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과 문제해결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학교폭력의 발생원인으로 먼저 학교에서 꿈과 희망을 실어주고 인성을 키우는 교육이 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입시위주의 학업만능주의로 학생들의 정서적 인격적 형성을 위한 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에 선생님은 선생님으로서의 권위도 내세우지 못할뿐더러 학생들간은 서로 친구가 아닌 경쟁상대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풍토가 자리 잡고 있어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두 번째는 사회적 상업주의 만능의 유해환경과 대중매체의 폭력성, 상대적 빈곤과 계층차이에서 발생하는 소외감등으로 학생들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져 인간의 가치를 소홀히하고 폭력적인 게임물에 노출되어 폭력의 심각성을 지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의 제 1차적인 안전망인 가정의 보호적 기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집은 맞벌이 가정으로 부부가 아침 일찍 출근하여 저녁 늦게 퇴근하면 일주일에 아이와 함께 저녁식사할 시간이 몇 일이 되지 않는다. 학교를 마쳐도 아이들 혼자 집에서 방치가 되거나 학원을 전전하며 길거리를 방황하기 일수이며, 또한 부모가 없는 집에서 우리 아이들은 모여서 무엇을 하며 놀고 있는지, 학교폭력피해를 입은 적이 없는지 아이와 대화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얼마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있는 모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피해로 자퇴까지 한 학생이 2년동안 자신이 학교폭력 피해 입은 사실을 부모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전혀 말하지 않고 혼자만 힘들어 하였다는 사연을 들었다. 우리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에 대하여 얼마나 이해하고 학교생활에 대하여 알고 있을까?

문득 무거운 가방을 매고 학교가는 아이의 등을 토닥여 주고 싶다. 너는 잘하고 있다고,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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