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포항본부가 조사한 올 9월 경북 동해안지역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업황 BSI)가 지난 8월에 비해 1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지난 8월은 '73'이고 9월은 '61'로 조사됐다. 제조업이 주력인 포항지역 경제를 어둡게 하는 지표여서 대처가 필요하다.

제조업 업황 BSI가 상당 폭 하락한 것은 미국의 한국산 철강제품 수입에 대한 최종 반덤핑 판정과 일부 자동차 완성차업체의 부분파업 등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증대한 경기측면 때문이라는 것이 한국은행측의 분석이다. 다만 제조업의 업황 BSI 중 부문별로 보면 매출 BSI는 수출과 내수 모두 하락했으나 제품 판매가격·신규 수주·자금 사정 BSI는 전월에 비해 호전되고 채산성도 개선돼 내용적으로는 그다지 악화된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비제조업 업황 BSI도 큰 폭 반등해서 역시 다행이다. 지난 8월의 '53'에 비해 '62'로 나타나 9p 상승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 반등은 그야말로 일시적인 반짝 경기효과인 것 같다. 8월 여름 기상악화로 부진을 겪었던 지역의 관광, 물류, 음식숙박업 등의 가을철 진입과 세월호사건 이후 연기됐던 행사가 재개되는 등 업계 여건이 호전된 결과다.

포항·구미지역은 경북의 다른 도시에 비해서는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한 지역이다. 제조업이 약한 곳이던 대구가 최근 몇 년간 제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에 대비하여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대구시의 경우 지역 산업구조(부가가치 기준)에서 제조업 비중은 2008년(19.1%) 이후 매년 증가하여 2013년 23.4%로 나타났다. 2012년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전년 대비 12.91% 증가해 전국 제조업 증가율(10.3%)을 상회했다.

경기지표들은 내수부진으로 인해 경제성장 모멘텀을 잃을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관건은 제조업 경기를 어떻게 진작하느냐 하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인 유럽경제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독일경제가 그나마 호황인 것은 제조업의 경쟁력 때문이다.

제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계속적으로 나와야 한다. 아울러 대기업의 수출이 견인한 경기 상승의 흐름을 중소 제조업계 전반으로 확산시키고,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중소 제조업체들을 육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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