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영혼을 흔드는 감정, 사회를 치료하고 기부하는 또 하나의 나눔이자 생명체

김기포 기계중앙교회 목사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은 최근 영화 같은 영화를 만나는 기쁨을 안겨주었다. 비긴 어게인은 참 맛깔스런 영화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이 저절로 스며들듯이 영화 비긴 어게인은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듯이 잔잔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이 가을을 오래 붙잡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비긴 어게인을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존 카니 감독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음악 영화가 관객들을 기차에 태워 먼 미지의 세계로 안내 할 것이다.

비긴 어게인은 스타 명성을 잃은 음반프로듀서와 스타 남친을 잃은 싱어송 라이터가 뉴욕에서 만나 함께 노래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멜로디 영화다. 비긴 어게인은 제목처럼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진 두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진짜로 부르고 싶은 노래를 통해 다시 인생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존 카니 감독은 스토리와 음악을 조화롭게 만드는 탁월한 연출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번 영화에서 역시 음악과 영화를 아름답게 조화시켜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자신의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거든. 그게 바로 음악이야"

음악은 의미 없는 인생을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보약이다. 그래서 음악의 감성적인 스토리가 개인의 아픔과 상처까지 치유한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아름다움이란 인위적이고 각본에 잘 짜여진 연출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임을 보여준다. 좋은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진정성 있게 풀어내는 것이다. 감독은 어설픈 아마추어라도 자연스러움과 진정성이 있다면 얼마든지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뉴욕 거리의 뒷골목이나 골목의 개구쟁이들, 또한 도시의 소음조차도 또 하나의 음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음악은 느낌이지 정확한 연주가 아님을 존 카니 감독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음악은 평범하지만 음악의 매력을 이렇게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비긴 어게인은 음악이라는 것을 통해서 인간 내면의 아픔들이 어떻게 치유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서로 각자의 삶에서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영상과 음악이라는 스토리를 통해 한폭의 수채화같이 그려낸다.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너로 하여금 사람들이 너의 노래를 듣게 만들어"라는 것이다. 음악은 영혼을 흔드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우리는 노래를 듣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도 진정성 있는 노래보다는 기교나 현란한 춤과 섹시함을 보여주는 옷을 입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노래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인생을 살면서 완벽할 필요는 없다. 누구에게나 조금의 아쉬움과 그리움 그리고 잔잔함은 남겨 두어야 한다. 우리주변에는 운석과 같이 버려진 사람들이 많다. 이제 그 운석을 진주나 보석 같이 만들 연출자가 필요하다. 음악은 이 사회를 치료하고 기부하는 또 하나의 나눔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